탄소 배출로 8.6조 달러 빚 생긴 석유회사...“재무 평가에 기후리스크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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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이 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기후 리스크로 평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만 따졌지만, 이제는 기업의 재무평가에도 기후 리스크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후 리스크는 기후변화가 자산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과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에 초점을 맞춰 평가한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이나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기후 리스크의 재무적 영향을 평가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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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이 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기후 리스크로 평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따지는 것이다. 이제는 기업 평가에도 같은 접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만 따졌지만, 이제는 기업의 재무평가에도 기후 리스크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톰 웨처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부 교수는 12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기후 관련 법적 조치나 결정이 기업의 ‘기후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기후 리스크는 기후변화가 자산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과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에 초점을 맞춰 평가한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탄소 1t을 배출했을 때 사회가 1년 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나 배출량 감축 요구, 기후 관련 소송이나 규제 집행 비용 등 법적 영향은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웨처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은 기업의 재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2015년 세계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은 파리협약을 맺었다. 이후 매년 기업이나 정부에게 기후 관련 책임을 묻는 법적 소송이 100건 이상 발생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총 2485건이 접수됐다. 모두 정부나 기업, 금융 기관이 기후 조치를 가속화하거나 과거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이나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기후 리스크의 재무적 영향을 평가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기업인 쉐브론의 경우 2010년까지의 배출량만으로도 약 8조6000억 달러(1경 1298조원)의 잠재 부채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쉐브론처럼 기후 리스크로 기업의 재무적인 부담이 늘어나는 사례는 더 있다. 네덜란드가 2019년 실시한 석탄 금지법으로 독일의 민간발전사 RWE는 손해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RWE는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피해나 비용을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헌장 조약(ECT)에 따라 14억 유로(약 2조 218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영국의 석유기업 록호퍼는 ECT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1억 9000만 유로(약 2744억원)의 보상을 승인받았다. 각국 정부의 기후 정책으로 인해 석유 및 가스 투자자들이 3400억 달러(약 447조원) 이상의 법적 청구권을 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국제기구나 정부가 제시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위해 필요한 비용 추정치를 사용해 평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후와 관련된 법적 조치나 개입이 광범위해지면서 기존의 기후 리스크 평가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며 “법 제도를 고려해 오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기후 리스크도 커지는 만큼 법적 추론과 금융 분석, 기후 과학을 결합하는 학제 간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기후 관련 소송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소송 과정에 따른 주가 변동을 분석해 살필 수 있다. 단 연구진은 “시장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분석은 기후 리스크를 깊게 이해하거나 기후 소송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어려울 수 있어 신중하게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j0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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