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인데 땔감 없어” 남의 집 문짝도 뜯어가는 北주민들

김명일 기자 2024. 1. 1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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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뉴스1

영하 20도의 강추위에도 북한 북부 지역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남의 집 화장실 문짝까지 뜯어가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9일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땔감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이웃집 화장실 문짝까지 몰래 뜯어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양강도는 북한에서도 춥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익명의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중심을 벗어난 곳에서는 땔감 부족으로 추위에 떠는 세대가 많다”면서 “이런 실정으로 최근에는 땔감을 마련하려고 개인 집 변소 문짝까지 뜯어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혜산시에서는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많은 주민들이 돈이 없어 땔감을 사지 못해 하루에 한 번 겨우 불을 때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또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방학을 해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자녀들이 추위에 떨자 주민들이 땔감 도둑질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도둑질에 나선 주민들은 땔감으로 쓸 수 있는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훔치고 있는데, 판자로 된 남의 집 대문이나 남의 집 변소 문짝까지 뜯어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양력설을 쇠고 난 후부터 마산동에서는 인민반마다 자다 일어나면 변소 문짝을 누군가가 뜯어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일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인데 이는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혜산시 중심에 사는 세대 중에도 어려운 세대들이 많지만, 외곽에 살고 있는 세대들은 더욱 심각한 생활난에 처해 있다”며 “도둑질에 나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됐는데도 별다른 대책은 없어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만 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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