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서성인 흔적 희곡으로 하얗게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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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배우, 예술감독 다양한 직함을 가진 선욱현의 제1정체성은 '극작가'다.
선욱현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의 다섯번째 희곡집 '아버지 이가 하얗다'가 최근 나왔다.
초대 도립극단 예술감독 재임 당시 강원지역 예술콘텐츠 개발이라는 도립극단의 창단의 '제1 임무'를 받고 쓴 작품들이 제일 먼저 실렸다.
선 극작가는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극작가가 편하고 잘 맞는 옷이고, 2순위는 배우"라며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고 어느 지점까지 쓸 수 있을까도 궁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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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극단 창단작 ‘허난설헌’ 등
춘천서 집필한 6편 담은 희곡집
도내 탄광 배경 광부 삶도 그려
배우 등 1인 다역 속 극작 지속
연출가 감상평·인터뷰도 수록
연출가, 배우, 예술감독… 다양한 직함을 가진 선욱현의 제1정체성은 ‘극작가’다. 배회하고, 서성이고, 그러다 실실 이야기를 짓고 싶은 그런 작가.
선욱현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의 다섯번째 희곡집 ‘아버지 이가 하얗다’가 최근 나왔다. 2014년 도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을 맡아 춘천에 온 그는 이 도시를 떠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번 희곡집 속 작품들도 모두 춘천에서 탄생했다.
‘허난설헌’과 ‘아버지 이가 하얗다’를 비롯, ‘바나나’, ‘엄브렐러’, ‘엄브렐러 그 후’, ‘화평시장 CCTV’ 등 6편이다. 막내 배우단원 생활 속에서도 희곡쓰기를 멈추지 않은 그는 중년이 되어 춘천에서 주5일 근무를 하면서도 극작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물들이 이번 책에 오롯이 담겼다. 각 작품들의 첫 공연을 무대로 올린 강영걸, 권호성, 김성진, 오설균 연출가의 글과 김건표 평론가와의 인터뷰도 함께 볼 수 있다.
초대 도립극단 예술감독 재임 당시 강원지역 예술콘텐츠 개발이라는 도립극단의 창단의 ‘제1 임무’를 받고 쓴 작품들이 제일 먼저 실렸다. 강원의 문화유산과 인물을 무대로 구현, 순수 예술의 힘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선욱현 극작가는 2014년 도립극단의 창단공연 ‘허난설헌’을 쓰며 400년전 허초희의 깊은 울음을 듣고, 올곧게 풀어냈다. 2014년 1월 취임후 약 4개월만에 올린 창작극이었다. 문화예술 인프라가 약했던 강원에 새로 창단 도립극단의 첫 행보에 많은 시선이 쏠린 시점이었다. 걱정이 담긴 시선도 있었지만 이 작품은 도내 6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마치고 국공립 페스티벌까지 참가했다. 지역마다 박수가 쏟아졌고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문화올림픽 개최 분위기를 사전에 끌어올렸다.
이후 도립극단을 통해 ‘DMZ 동화’, ‘메밀꽃 필 무렵’에 이어 올렸던 그는 탄광지역에 눈을 돌렸다. 이번 책에 실린 2017년 작 ‘아버지 이가 하얗다’는 수많은 자료를 분석하고, 장성광업소 갱도까지 들어가며 취재한 끝에 쓴 작품이다. 최종원, 최지순, 양흥주, 방용원 배우 등이 무대에 올라 열연했다. 수천미터 아래 땅속 막장 속에서 강인한 삶을 살아 온 광부와 가족이야기는 폐광지역에서 공연돼 지역의 광부는 물론 관객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안겼다.
다시 무대에 오르기를 희망하는 작품들도 있다. 침팬지 실험에서 모티브를 얻어 쓴 ‘바나나’는 코로나19에 따라 낭독공연에 그쳐야 했지만 선 감독은 “언제고 다시 공연으로 만나고픈 작품”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린시절 남동생의 일화 등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엄브렐러’도 초연을 앞두고 취소되는 아쉬움을 남겼었다. 주인공들의 20년 후를 다룬 ‘엄브렐러 그 후’와 함께 장막으로 함께 엮고자 했지만 관객을 만나지 못하면서 이 책의 유일한 미발표작이 됐다. 김성진 연출가는 이 작품에 대해 “크고 작은 시간의 기다림, 사람에 대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선물처럼 숨겨뒀다”고 했다.
또 자신의 고향 광주를 배경으로 한 희곡 ‘화평시장 CCTV’는 양동시장, 말바우시장 등의 시장통을 다니며 썼다고 한다.
배우로서도 연극무대와 스크린 등을 누빈 그는문화일보에 희곡 ‘중독자들’이 당선되며 등단, 40여편의 창작 희곡을 썼다. 극단 필통을 창단했고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선 극작가는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극작가가 편하고 잘 맞는 옷이고, 2순위는 배우”라며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고 어느 지점까지 쓸 수 있을까도 궁금하다”고 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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