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대만 총통 선거에 관심 가져야 할 이유 [특파원칼럼/김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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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전문가인 자오춘산(趙春山) 대만 단장대 명예교수는 "중국 경제가 좋을 때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 강도가 낮았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내부 불만이 적지 않고 이 불만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공산당은 (라이 후보가 승리한다면) 반중 성향의 새 대만 정권에 지금보다 더 강경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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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무력충돌 발생 시 경제 피해 세계 두 번째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미국이냐 중국이냐, 친(親)중국이냐 반(反)중국이냐의 극단적 이분법 구도로 진행됐다. 민진당의 라이 후보는 반중 성향으로 대만 독립 의지가 강하다. 중국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당의 허우 후보는 친중 성향이며 중국과 더 협력하고 밀착하기를 바라는 인물이다.
반중 성향의 라이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은 대만에 대해 더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 분명하다. 강력한 군사력을 앞세워 대만을 압박할 것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전문가인 자오춘산(趙春山) 대만 단장대 명예교수는 “중국 경제가 좋을 때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 강도가 낮았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내부 불만이 적지 않고 이 불만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공산당은 (라이 후보가 승리한다면) 반중 성향의 새 대만 정권에 지금보다 더 강경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강경책이 대만 침공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경우 한국이 받는 피해는 심각하다.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양안 간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3.3%가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아 온 국민이 고통받던 1998년 당시 한국의 GDP 감소는 5.1% 수준이었다. 수치상으로만 볼 때 그때보다 최소 4배 이상의 고통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던 2020년에도 많은 국민들이 힘들었지만 GDP 감소는 0.7%였다.
경제적 타격은 한국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3.5%, 중국 16.7%, 미국 6.7% 감소로 추산됐다. 공격 대상인 대만은 GDP가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경제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지만 배제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친중 성향의 허우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쟁이나 직접적인 충돌 위기는 다소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대만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자 했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도 변화된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때 한국을 더 강하게 끌어들일 개연성도 충분하다. 중국과 대만의 협력이 강화되면 한중 간 기술 격차가 더 좁혀지면서 한국의 중국 수출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반도체 협력이 강화되면 미국의 제재 대상에 걸리게 돼 한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내일 어느 쪽이 당선되더라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상황에 따라 한국에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 문제가 던져질 수도 있다. 문제를 풀 때 기본은 문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만 총통 선거에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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