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홍해 도발 이어… “이란, 걸프 해역서 美유조선 나포”

정지섭 기자 2024. 1. 1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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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관영 매체 보도
나포 선박은 한 때 이란 원유 수송하다 적발돼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X1이 2020년 10월 4일 일본 도쿄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로이터 뉴스1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11일 걸프 해역과 이어진 오만만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이날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법원 명령에 따라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이 유조선은 이란의 석유를 미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해사무역기구도 이날 오만만 인근 해역에서 군복 차림의 남성들이 유조선에 무단 승선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유조선이 나포된 미국 유조선과 동일한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포된 ‘세인트 니콜라스호’는 튀르키예 정유업체 알리아가로 운송할 석유를 싣기 위해 이라크 바스라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었고, 이후 방향을 바꿔 이란의 반다르 에 자스크로 향하던 길이었다고 AP 등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달 31일 이란군이 중동의 핵심 해상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 일대에서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나포된 선박은 일반적인 경로로 다녔던 유조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세인트 니콜라스호는 원래 남태평양 섬나라인 마셜제도 국적의 유조선 ‘수에즈 ‘라잔’에서 이름을 바꿔 단 배로, 지난해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싣고 가던 중 미국 당국에 적발돼 벌금 240만 달러를 낸 적도 있다고 전했다.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운용하는 그리스 선사인 엠파이어 내비게이션은 이 배에 그리스인 1명과 필리핀인 18명 등 모두 19명이 승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걸프 해역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핵심 해상 운송로다.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과 석유의 6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이란 당국의 나포는 지난해 전쟁 발발 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하면서 세계 해상 물류에 타격을 가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란은 하마스를 도와 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선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을 지원해왔다. 이 때문에 서방 국가들을 이란을 이번 전쟁의 사실상 배후로도 지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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