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선거와 폴리코노미

김기동 2024. 1. 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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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에 맞서는 법'의 저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는 "우리는 2024년 말까지 민주주의가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 전망 핵심 키워드로 '선거'를 꼽았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는 안보, 외교, 경제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폴리코노미는 폴리틱스(politics)와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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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에 맞서는 법’의 저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는 “우리는 2024년 말까지 민주주의가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 전망 핵심 키워드로 ‘선거’를 꼽았다. 올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대만 등 세계 76개 국가에서 세계 인구의 절반인 42억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 선거가 치러진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는 안보, 외교, 경제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미국 대선은 올해 11월5일 열린다. 7~8월 전당대회 등을 통해 대선 후보 경쟁이 과열되면 미국 내 갈등이 심화하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고율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로 세계 각국과 마찰을 빚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현 조 바이든 정부의 대북, 외교·경제 정책 상당수가 뒤집힐 게 뻔하다. 미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파키스탄, 러시아 등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10개국 중 8개 국가가 올해 선거를 치른다. 지도자의 성향은 글로벌 정치 체계를 뒤흔들거나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폴리코노미’가 본격화할 우려가 커진다. 폴리코노미는 폴리틱스(politics)와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현상이다. 대중 영합주의적인 정책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포퓰리즘보다 진화한 개념이다. 정치가 단순히 인기를 끌 수 있는 정책에 편승하는 형태를 넘어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집단과 동기화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공매도 전면금지, 대주주 주식 양도세 완화 등을 발표했다. 2025년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도 없던 일이 됐다. 얼마 전 공개된 2024 경제정책방향에도 다수의 세금 감면·면제책이 담겼다. 국회도 656조원 규모의 예산을 지각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고, ‘이재명표’ 지역화폐 발행 예산을 신설했다. 재정 여건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내걸고 재정을 마구 풀면 인플레이션과 국가부채 급증을 피할 길이 없다. 과도한 정치의 경제화는 경계해야 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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