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北 도발을 구호로 막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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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서해에서 포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동해와 달리 서해 NLL은 수도권과 인접한 곳이다.
이 일대가 불안해지면 수도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군사분계선(MDL) 일대와 달리 서해 NLL은 황해도 해안 일대의 포병 전력을 갖춘 북한이 우리 군보다 화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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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서해에서 포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듣는 사람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소리는 북한이 지난 5일부터 3일간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감행한 포사격의 부산물이다.
북한의 도발이 한층 정교해지는 국면에서 우리 군은 ‘즉·강·끝’(즉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라)을 외친다. 하지만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군인들이 모두 제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수다. 장성과 장교와 부사관과 병사는 각각 고유의 역할이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과 임무가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에 옮겨야 진정한 전투형 강군이 된다.
이는 군 수뇌부에게 더욱 중요하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지휘부가 군단·사단 수준 역할에 머문다면 한반도 전구(戰區)작전이나 평시 국지도발 대응은 누가 할 수 있을까. 전·평시를 막론하고 수뇌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항공모함처럼 거대한 한국군은 제 갈 길을 찾지 못한다.
수뇌부와 장성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쟁과 전투의 이치를 연구하고, 현재의 전장 환경에 맞는 한국군의 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당연히 수뇌부와 장성들이 맡아야 할 으뜸가는 역할이다. 수뇌부와 장성들이 전쟁과 전투의 이치를 연구하면, 참모진은 이를 토대로 다양한 상황과 지역 특성에 맞는 전술·작전계획(작계)을 만들어야 한다. 일선 부대장들은 장병들을 반복적으로 훈련시켜 작계를 익히게 하고, 부대원의 사기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면 된다. 그러면 대북 대비태세는 자연스레 갖춰지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갖춰야 할 모습과 능력도 얻을 수 있다. 모든 군인이 구호를 외치기 전에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박수찬 외교안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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