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상장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는 언제될까?

법적 성격 정해지지 않아 상장 요원…운용업계선 ‘새 시장 형성’ 기대

비트코인 모형. 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하면서 국내에서도 같은 성격의 ETF 출시가 가능한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이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상장은 요원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새로운 시장 형성 가능성을 기대하는 눈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ETF, 즉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는 기초자산의 가격 또는 지수 변화에 연동해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과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신용위험 또는 그 밖의 합리적인 방법에 의해 가격·지표 등 단위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위험이어야 한다.

주가지수나 채권지수, 금·원유 등 원자재와 파생상품 가격 등은 ETF의 기초자산이 될 수 있지만, 제도권 밖의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 현물은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금융당국이나 정치권이 진지한 논의나 검토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번 SEC의 결정은 국내 ETF 시장에 당장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번 SEC의 승인이 내심 반기고 있다. 업계는 "비트코인 현물 ETF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미 비트코인 관련 ETF 상장을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법인 자회사 글로벌엑스가 지난해 8월 미국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홍콩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를 상장해 지난 1년간 수익률 122%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고 나면 당장 국내에서도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가능해지는 만큼, 국내 운용사들의 기초자산 편입 요구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