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락 보류가 섭섭한 투수가 있다? 그래도 KIA 22세 업템포 우완의 시간은 온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피치클락 보류가 섭섭하다고?
KBO리그 10개 구단은 이미 작년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불펜피칭을 하는 공간에 피치클락이 들어섰다. 하루라도 적응을 빨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투수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KBO는 2024시즌부터 야구혁명을 맞이한다. 허구연 총재 주도로 수많은 제도를 스피드업에 맞춰 뜯어고치기로 했다. 11일 이사회 결과가 나왔는데, 일부 제도를 도입을 보류하고 추후 논의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ABS, 수비시프트 제한은 올 시즌 1군에 곧바로 등장한다. 그러나 피치클락은 퓨처스리그만 도입하고, 1군은 보류하기로 했다. 시범운영이란 얘기를 했는데, 피치클락을 작동하되 위반시 페널티를 주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KBO는 피치클락의 세부사항도 당연히 발표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타자는 타격 후 8초 안에 배터박스에 들어가야 하고, 투수는 공을 던진 뒤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없을 때는 15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심지어 올 시즌에는 유주자시 20초 규정이 18초로 줄어들었다.
투수들의 부담이 큰 건 맞다. 하루아침에 피치클락과 ABS에 동시에 적응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그래서 피치클락을 전반기에 도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시즌 내내 적용하기로 한 만큼, 1군 적용도 결국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많다. 이변이 없는 한 1군에서도 올해 후반기나 2025시즌부터 도입된다고 봐야 한다.
피치클락의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투수가 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황동하(22)다. 황동하는 사실상 피치클락을 의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투구 인터벌이 짧은 투수다. 이미 작년에도 그 위력(?)을 확인했다.
공을 던지고 포수로부터 공을 받은 뒤 신속하게 투구동작에 들어가자 타자들이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사인을 교환하는 시간을 최소화했고, 투구 준비과정에서의 잡동작도 거의 없었다. 물론 지속성이 떨어져 압도적인 투구를 하지 못한 측면은 있었지만, 피치클락 시대에 준비된 인재(?)라고 봐야 한다.
황동하는 2023시즌 13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6.61에 그쳤다. 피치클락보다 공을 던지는 것 자체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투수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가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장면을 담았는데, 황동하는 투구 후 피니시 과정에서의 고민을 안고 있었다. 오른 발이 일찍 넘어가는 단점이 발견됐다.
당시 정재훈 투수코치는 황동하에게 라인을 긋고 그 안에서 중심이동을 정확하게 한 뒤 같은 팔 스윙 스피드가 나오게 한 뒤, 일정한 동작으로 패스트볼, 변화구를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동하는 시의 코칭, 감각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런 고민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피치클락엔 이미 적응됐기 때문에 1군에서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황동하는 큰 틀에선 1군 선발투수 예비군이다. 주력 투수들에게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호출 받을 수 있는 투수다. 피치클락에 적응돼 있으니 결국 언제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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