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중단하고 민영화방안 다시 수립해야"(종합)
"밀실매각, 인수협상자 자격 의문"
"인수자금 조달 위해 HMM 이용 가능성"
HMM노조 "모든 수단 강구 행동 나설 것"
HMM(옛 현대상선) 매각 관련 하림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현재 매각 작업을 보류하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 국민의 공감대 속에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HMM은 7조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내 유일한 원양선사다.
11일 오후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HMM 노조 주최 매각 관련 대국민 검증 토론회가 열렸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전정근 HMM해원연합노조 위원장은 매각 관련 우려와 문제점으로 ▷공공성 역할 부재 가능성 ▷민간기업의 원양선사 독점 ▷매각 관련 공정성 훼손 ▷하림의 계열사인 팬오션과의 시장 중복을 제시했다. HMM은 유일한 원양선사로 국가비상상황 시 주요 선박을 동원해야 한다. 컨테이너선박이 주요 사업인 HMM은 벌크선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지만 팬오션은 벌크선 전문선사다.
전 위원장은 “지난해 말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당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동행한 것은 담당 기관과 의사결정권자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줬을 수 있어 공정성에 의혹이 제기된다”며 “HMM은 변동성이 큰 해운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공공적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을 좌장으로 유상증자 및 인수금융으로 인한 문제점과 HMM의 올바른 매각을 위한 대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밀실 매각과 하림그룹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민적 검증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대표는 “2016년 당시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한 게 너무 통탄하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현재 HMM 매각과정도 당시와 다르지 않다. 당시에도 지금도 금융논리만 있고 산업적 특성이나 공적 이유는 도외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각 관련 시일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기간을 늘리고 정치권이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호 HMM육상노조 위원장은 “하림의 자금조달계획이 명확하지도 않은 데다 지금까지 나와있는 것으로만 볼 때 6조4000억 원의 인수자금 중 자기자본은 1조가 되지 않는다”며 “주식담보대출 등 HMM을 이용한 인수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HMM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융모 팬오션 주주연대 대표는 “매각자금 확보를 위해 팬오션 유상증자에 나서게 되면 팬오션 주식 가치는 희석돼 엄청난 평가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홍이표 HMM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해 11월 본입찰 마감 후에도 산업은행은 매각 예정가격조차 밝히지 않는 등 투명하지 않는 매각 공개입찰 및 협상 과정은 각종 우려와 의혹만을 불러일으킨다”며 매각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구 회장은 하림그룹의 자격과 능력 등 인수자격 적합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상증자나 부지 매각 등 하림이 제시한 인수자금 조달 계획이 모두 성공했을 때만 인수가 가능한데 의문스럽다. 특히 오너 경영진의 해운경영능력이 검증된 적이 없고 그간 행보를 볼 때 HMM을 제대로 경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영구채 전환 문제를 해결해 인수자가 대주주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한 뒤 매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이표 HMM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현 매각과정은 중단하고 제대로 된 민영화 방안을 수립한 뒤 국민 공감대 속에 새로 매각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그룹이 이번 매각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영구채 전환 문제이기 때문에 인수자가 HMM 대주주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HMM 육상노조 위원장은 향후 활동계획과 관련, “채권단은 노조의 공청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정부도 깜깜이 매각을 묵인하고 있다. 절대 그냥 가만 있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이달 말 1차 협상 결과를 보고 단체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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