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긴장 타라’
복귀 예상되던 나달, 부상 불참
조코비치도 이달 손목 통증 포착
랭킹 2위 알카라스 ‘만반의 준비’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이 오는 14일 막을 올린다. 이 대회에서 복귀할 것으로 보였던 라파엘 나달(451위·스페인)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최근 몇년간의 흐름처럼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아성을 지킬지,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중 윔블던을 제외한 3개 대회를 휩쓸었던 베테랑 조코비치(37)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대회였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파이널스에서도 통산 7번째 정상에 오르며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라는 수식어를 더욱 굳혔다.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단식에서만 24번 우승해 여자 단식의 마거릿 코트(호주·은퇴)와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코트를 넘어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쓰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호주오픈은 조코비치가 3연패 2번을 포함해 총 10번이나 우승한, 그의 안방과도 같은 대회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몸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 3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남녀 혼성 국가대항전 유나이티드컵 8강 1단식에서 앨릭스 디미노어(12위·호주)에게 0-2(4-6 4-6)로 완패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 도중 두 번이나 치료를 받는 등 오른쪽 손목이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호주오픈까지는 치료할 시간이 충분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0%가 될 수는 없다”며 여유를 보였는데, 현지에서는 단순한 부상이 아닐 것이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이번 대회는 조코비치가 정상 컨디션이라고 하더라도 우승을 쉽게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다. 이 중 2003년생 동갑내기인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와 홀게르 루네(8위·덴마크)가 가장 위협적인 후보로 꼽힌다.
2022년 US오픈에서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과 함께 최초로 랭킹 1위에 오른 10대 선수란 기록을 썼던 알카라스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4강에서 조코비치를 만났으나, 경기 도중 근육 경련이 생겨 고전한 끝에 1-3으로 패했다. 하지만 이어진 윔블던에서 결승까지 올랐고, 윔블던 5연패에 도전하던 조코비치를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차세대 황제’의 등극을 알렸다. 그러나 윔블던 이후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며 조코비치에게 다시 1위를 내주고 시즌을 마쳤다. 비시즌 동안 얀니크 신네르(4위·이탈리아)와 합동 훈련을 하는 등 구슬땀을 흘린 알카라스는 지난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호주오픈을 통해 다시 랭킹 1위 등극을 꿈꾼다.
루네는 ‘올스타’ 코치진과 함께 호주오픈을 맞는다. 지난해 10월 과거 조코비치의 코치를 맡았던 보리스 베커를 코치로 영입한 루네는 최근에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를 지도한 것으로 유명한 세베린 뤼티 코치까지 데려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알카라스와 루네 모두 조코비치와의 상대전적이 2승3패로 크게 밀리지 않는데, 특히 루네는 조코비치에게 패한 3경기 모두 최소 한 세트씩은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06위)도 출전한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권순우는 부상자들을 위한 ‘프로텍티드 랭킹’ 80위로 인정받아 본선에 합류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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