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에 선 캡틴, 이번엔 끝까지 간다
3전4기 설욕 나선 ‘월클’ 손흥민
2011년 만 18세 ‘A매치 데뷔골’
2015년 준우승 아쉬움에 눈물
막강 멤버·공격 전술 효과 기대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축구는 정작 아시안컵에선 힘을 못 썼다. 1956년 원년 대회, 1960년 서울에서 열린 2회 대회를 잇달아 제패한 이래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이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한 사이 일본(4회)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상 3회)에 추월당했다. 최다 우승국을 자랑하는 일본은 21세기에만 세 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제18회 아시안컵이 64년 만의 한풀이 무대로 지목되는 배경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60)은 아시안컵 출사표에서 “64년간 기다린 우승컵을 안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믿는 구석은 역시 축구 선수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그는 올 시즌에도 12골(공동 3위)로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손흥민도 이번 아시안컵에 남다른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아시안컵 최다 득점자(4골)인 그는 2011년 카타르 대회를 시작으로 세 차례 나섰으나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만 18세의 앳된 손흥민은 2011 대회에선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지만 한국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선 개최국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도 연장전에서 패배해 펑펑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3전4기’의 굳은 각오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1992년생인 그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손흥민을 도울 동료들의 면면이 화려한 게 반갑다. EPL 3년 차에 톱클래스 골잡이로 발돋움한 황희찬(28·울버햄프턴)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 최고를 노리는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의 주전 미드필더 이강인(23)이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이재성(32·마인츠)과 황인범(28·즈베즈다), 조규성(26·미트윌란),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등이 곳곳에서 힘을 보탠다. 아시아에서 정예 멤버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한 유럽파 숫자가 역대 최다인 12명에 달하다보니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느낌까지 준다. 한국을 떠나 아시아에서도 역대 최고의 전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화끈한 공격 전술도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빠른 공수 전환과 측면 위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한국의 새로운 팀 컬러는 위협적이다. 지난해부터 A매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은 20골을 넣는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은 짜임새를 갖췄다.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거침없는 승승장구가 기대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는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확률을 14.8%로 매기면서 일본(24.2%)에 이은 2위로 평가했다.
한국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결승전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최고의 전력으로 맞붙는 한·일전이 성사되면 2011년 삿포로 원정(0-3 패) 이후 처음이다. 최근 한국이 일본에 잇달아 0-3으로 패배했으나 큰 의미가 있는 무대는 아니었다. 64년의 한을 풀어야 하는 이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최고의 설욕전이 될 것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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