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예원? 가장 많이 듣는 덕담이죠”
“예원 언니 2년차에 3승으로 대상
타이틀 같아서 주변서 기대 많아”
올해 우승·다승왕 등 목표로 도전
김민별(20·사진)은 데뷔 첫 시즌인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지는 못했지만 준우승 3회, 3위 2회 등을 포함해 12차례 톱10에 드는 뛰어난 성적으로 대상 3위, 상금 6위(7억4500만원)에 올랐다. 방신실(2승), 황유민(1승)과의 국가대표 출신 신인 빅3 경쟁에서 거둔 신인왕 타이틀은 더 빛났다.
“아쉬운 점도 있고, 부족하다고 생각한 순간도 많았지만 제 목표 중 하나였던 신인왕을 차지해 굉장히 뿌듯한 첫해였다”고 돌아본 김민별은 “좋아하는 골프를 하면서 돈을 벌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한 시즌”이라고 밝혔다. 김민별은 데뷔전 상금을 기부하는 등 지난해 수차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성금을 고향 춘천의 지역신문을 통해 냈다.
‘우승 없는 신인왕’은 못내 아쉽다. 김민별은 지난해 한국여자오픈(6월)에서 홍지원, 마다솜과 2차 연장전까지 벌였으나 아쉽게 물러났고, 대유위니아 MBN여자오픈(7월)에서도 황유민과 겨룬 연장에서 고배를 들었다. 이후로도 기회가 많았지만 끝내 우승 없이 시즌을 마쳤다.
“다른 신인들이 우승하는 걸 보면서 저도 욕심이 나고 간절히 바랐지만 가장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하지만 각자의 속도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겨울을 잘 보내려고 한다.”
김민별은 요즘 주위로부터 ‘제2의 이예원’이 되리란 덕담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2022년 준우승 3회, 3위 3회 등으로 많은 기회를 놓치고 ‘우승 없는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예원이 지난 시즌 3승과 함께 대상, 상금, 평균타수 1위 등으로 2년 만에 ‘대세’가 된 길을 따라가길 바라는 응원이다. 김민별은 “타이틀이 같아서인지 그런 기대를 많이 하신다. 그런데 예원 언니가 작년 겨울에 정말 열심히 훈련해서 그런 결실을 얻었기 때문에 저도 그렇게 되기 위해선 올해 열심히 하고 나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룬 결과와 자신감보다 이번 겨울훈련이 더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이다.
김민별은 오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로 떠나 한 달 보름여 동안 훈련한다. “부족하다고 여기는 그린 주변 쇼트게임과 100m 이내 샷, 퍼트 등을 중점적으로 가다듬을 계획”이라는 그는 “데뷔 시즌을 준비하던 지난해보다 올해는 더 특별한 각오로 떠난다”고 말했다.
꼼꼼한 성격답게 새해 목표도 여러 개를 구체적으로 세웠다. “작년엔 톱10에 10번 들자고 계획했는데 12번 했다.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 올해는 톱10 12번에 최대한 빨리 우승하고 싶고, 다승왕에 도전하고 싶다. 작년엔 3번 컷탈락을 했는데, 올해는 전 대회에서 컷통과를 하고 싶다.”
목표를 모두 이룬다면 사실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다. 데뷔 첫해에 풀지 못한 우승 퍼즐을 두 배 이상으로 보상받고 싶은 큰 꿈이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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