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나와도…" 불경기·중고 거래에 '시들해진' 꽃 대목
요즘 학교 졸업식이 몰리는 시기라 꽃다발 파는 상인들도 꽃 시장도 한창 바빠야 하지만, 정작 이들은 한숨만 나온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이 줄어든 데다, 오를대로 오른 꽃값에 소비자 부담도 커지면서 꽃 시장도 전에 없던 불황을 겪고 있는 겁니다.
최지우, 정인아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최지우 기자]
졸업식이 열리는 학교 앞입니다.
학교 앞 꽃 가판대는 썰렁합니다.
[조선희/서울 아현동 : 꽃집이 좀 저렴한 것도 있고요. 크기도 좀 다르고.]
껑충 뛴 가격을 꽃집에서 미리 살 때도 느꼈습니다.
[학부모 : 올랐죠. 작년보다. 이게 3만5천원.]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인터넷으로 사기도 합니다.
[학부모 : 꽃을 구하려고 하면 많이 비싸잖아요. 미리 해놓고. 인터넷으로 구매했고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꽃다발을 되파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오르는데 중고거래에까지 치이다 보니 벌이가 시원치 않습니다.
[꽃 상인 : 4시 반에 (자리) 해놓고. (꽃시장) 갔다 왔지. 1만원짜리 두 개 (팔았어요.)]
꽃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꽃집 : 주문도 줄었어요. (졸업 때는) 정말 쉴 틈 없이 여기 직원분들 한두 명 더 있어야 되거나. 좀 손이 모자라야 할 정도인데 지금 저 혼자…]
학교 안에서는 졸업식이 곧 시작하는데요.
아직 꽃다발 상인들 가판은 꽃들로 꽉 차있습니다.
그렇다면 상인들이 꽃다발을 떼오는 꽃시장 상황은 어떨까요.
[정인아 기자]
전국에서 가장 큰 꽃시장인 양재꽃시장입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학교별 졸업식 날짜가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시장 안은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상인들은 꽃시장을 직접 찾을 손님을 위해 곱게 포장한 꽃다발을 쌓아놨습니다.
하지만 생화 꽃다발을 파는 층 전체에 한 시간 동안 온 손님은 10명이 전부입니다.
이렇게 손님이 뚝 끊긴 건 크게 오른 꽃값 탓입니다.
도매가격 기준으로 장미 1단 가격은 3년 전에 비해 2배가 올랐습니다.
8천원 하던 게 1만6천원으로 오른 겁니다.
한 송이로 보면 800원이던 게 1600원이 됐습니다.
임대료에 연료비, 포장지 가격 등까지 합치면 장미 한 송이에 만원이 넘는 곳도 있습니다.
[조현정/양재꽃시장 상인 : 평상시보다 지금 꽃값으로 따지면 한 30% 정도 올랐고. 고객님들이 체감으로 느끼기엔 (꽃다발 1개당) 5천원에서 1만원 정도 올랐다 하는 그 정도 수준으로 지금 올랐어요.]
학생수가 줄고 있는 것도 영향이 큽니다.
[최경임/양재꽃시장 상인 : 작년보다는 (손님 수가) 적은 것 같아요. 물론 이제 갈수록 학생들 인원수도 적겠지만.]
상인들은 석 달 뒤 입학식 때는 불황이 조금이라도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습니다.
[취재지원 서지수 / 영상디자인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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