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 안 맞아"…자식처럼 키운 꽃밭 갈아엎는 화훼농가

구석찬 기자 2024. 1. 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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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가 하면 화훼농장들은 애써 가꿔왔던 꽃밭을 스스로 갈아엎고 있다고 합니다. 보신 것처럼 꽃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수입산 꽃까지 밀려들어오면서 팔아봤자 남는 게 없다는 겁니다.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애지중지 키운 꽃 더미를 둘러멘 농민들 표정이 굳었습니다.

가져온 꽃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쌓이고 쌓인 꽃은 어느새 어른 허리만큼 높아집니다.

작두로 자르고 트랙터로 꽃을 뭉개버립니다.

아예 꽃밭을 갈아엎는 곳도 있습니다.

울긋불긋했던 꽃은 금세 너덜한 쓰레기가 됩니다.

내 목숨 같던 꽃을 갈아 엎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는 대책을 강구하라, 강구하라.]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한국과 에콰도르 경제협력협정 체결로 수입 꽃이 들어오는 걸 항의하는 겁니다.

가뜩이나 기름값, 전기세는 오르고 꽃은 안 팔립니다.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오관석/김해시 화훼작목회장 : (수입 장미) 열 송이 한 다발에 3천원, 4천원, 5천원대에서 머물면 국산 장미는 완전히 무너지는 실정입니다.]

불신은 커질대로 커졌습니다.

[정수영/경기도 장미연구연합회장 : 2023년 10월 27일 자로 모든 걸 다 끝내놓고 저희는 나중에 연말 돼서 알았습니다, 이런 결과를.]

수입꽃이 국산으로 둔갑되는 사례도 많아 애가 더 탑니다.

농민들은 무작정 도와달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원산지 표시 의무화라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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