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나온 군인 식사비 몰래 내준 시민…장병은 뛰어가 인사했다

김명일 기자 2024. 1. 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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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나온 군인에게 한 시민이 사준 칼국수. /육대전

휴가를 나와 혼자 칼국수를 먹고 있는 육군 장병을 보곤 몰래 식사비를 대신 결제한 후 자리를 떠난 시민의 사연이 알려졌다.

11일 군대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는 한 군 장병의 감사인사가 올라왔다. 군 장병 A씨는 자신이 육군 제5군단 소속으로 강원도 철원 GOP(일반전초)에서 근무 중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지난 화요일(9일)에 있었던 감사하고 감동적인 선행을 알려드리고 그분을 꼭 찾아 직접 인사드리고 싶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며 서울 강남구 언주역 근처에 있는 한 칼국숫집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전했다.

A씨는 “1인석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아주머니께서 다급하게 달려오셔서 ‘저기 저분이 계산하고 가셨어요’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주위를 둘러보던 그때, 제 앞 테이블에 계셨던 20대 중반으로 보이시는 흰색 티셔츠를 입으신 남성분께서 가게를 나서고 계셨다”고 했다.

A씨는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가게를 뛰쳐나가 직접 인사를 드리려던 때에 그분과 눈이 마주쳤다”며 “(남성은) 제게 눈웃음을 지어주시며 묵묵히 걸어가셨다. 그 당시에는 빨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목례로만 제 마음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지만 오늘의 일로 인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은 국방의 의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며 “최근 비슷한 선행을 베풀어 주시는 분들의 소식들을 접했고 뉴스에도 보도되어 따뜻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데, 저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했다.

A씨는 “이 글이 전해지게 된다면, 그때는 꼭 직접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기분 좋은 휴가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시민들이 군복을 입은 장병들의 식사비나 커피값을 대신 결제했다는 미담이 종종 전해지고 있다.

빽다방 아르바이트생 하지호씨와 박민식 당시 국가보훈부 장관. 왼쪽은 하씨가 육군 장병에게 건넨 음료. 뚜껑에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페이스북

지난해 10월 군인이 시킨 음료 뚜껑에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전달한 카페 알바생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받기도 했다.

박민식 당시 국가보훈부 장관은 당초 카페 알바생 하지호씨에게 태블릿PC를 선물하려고 했으나, 하씨는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겐 큰 기쁨이 될 수 있다고 평소에 생각한 것이기에 큰 선물을 받을 수 없다. 차라리 국가유공자에게 기부하고 싶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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