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플랫폼 도입…건설산업 ‘근원적 혁신’ 선언한 HD현대

정기선 부회장, 기조연설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개념 제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이 “건설산업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기술과 혁신에서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변화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물리적 건설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구상이다.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 기술들을 포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건설산업은 기술 혁신 측면에서 타 산업에 비해 느리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내 작업장 사망사고 5건 중 약 1건이 건설업계에서 발생하며, 건설업은 가장 안전하지 않은 사업 2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건설산업의 생산성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식량과 보건, 환경, 기술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측면이 건설 방식과 연관되기 때문에 이를 혁신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변화 등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건설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인 자율화,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탈탄소화 등 3대 혁신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이끌 혁신 기술인 ‘엑스 와이즈(X-Wise)’와 ‘엑스 와이즈 사이트(Xite)’를 처음 공개했다. 엑스 와이즈는 무인 자율작업으로 장비 운영의 안전성·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AI 플랫폼을 일컫는다. 엑스 와이즈가 적용된 장비를 실시간으로 연결한 현장 관리 솔루션이 엑스 와이즈 사이트다. HD현대의 모든 산업 솔루션에 적용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이 두 가지 혁신 기술은 우리 사업의 본질이 하드웨어 기반 장비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제공업체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