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티에레스·로페스 아라곤 인터뷰… “‘감옥’에 갇힌 현대인 꺼내주고파”

이복진 2024. 1. 1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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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자 부르타 무대감독·배우
현대인 스트레스 모티브 소통형 공연
2013년 첫 내한 공연… 10주년 맞아
“구체적인 틀 없이 호응에 따라 변화
관객·배우 모두 함께 즐기는 시간”
서울 성수문화예술마당 2월 15일까지

“여느 공연과 다르게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에서는 다양한 감정을 겪을 수 있습니다. 공연장 안에서 여러 장비를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죠. 새로운 걸 원하면 언제든지 저희를 찾아오세요.”(세바스티안 구티에레스 무대감독)

“디지털화가 되면서 공연에서도 시대에 맞는 장치와 장면을 많이 활용합니다. 반면 저희는 아날로그하게 그리고 배우와 관객이 소통하는 현실적인 공연을 보여 줍니다. 공연의 주제가 ‘다 같이 축제 같은 공연을 즐기자’인 것처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브루노 로페스 아라곤 배우)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의 세바스티안 구티에레스 무대감독(왼쪽)과 브루노 로페스 아라곤 배우는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는 다양한 감정과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문 기자
‘크레이지 아트 퍼포먼스’(미친 예술 공연)를 표방하는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가 지난해 11월17일 서울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공연을 시작, 다음달 15일까지 진행 중이다. 스스로 표방했을 뿐 아니라, 관객들로부터도 ‘미친 공연’이라고 불릴 정도로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는 정신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2013년 초연 이후 2018년, 2019년, 2022년 그리고 이번까지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은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는 200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됐다.

지난 5일 공연장에서 세바스티안 구티에레스 무대감독과 브루노 로페스 아라곤 배우로부터 이 공연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구티에레스 감독은 “푸에르자 부르타는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으로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한 공연”이라며 “초연 당시에는 ‘룩업’(Look Up: 위를 봐)이라는 부제로 공연을 했고, 2011년부터 쓴 ‘웨이라’는 남미 원주민 케추아(Quechua) 언어로 ‘바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우리 공연에는 주제가 없다”며 “특별한 이야기 없이 배우가 표현하는 감정이나 관객과 함께하는 교류·소통이 있는 공연, 그게 푸에르자 부르타다”라고 덧붙였다.
‘웨이라’ 버전만의 특징으로 라 아르헨티나(라 그루아)와 볼로, 글로바 퍼포먼스를 언급했다. 라 아르헨티나는 카니발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특별하게 제작된 14m의 크레인에 배우가 매달려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달리는 퍼포먼스다. 볼로는 공연 처음에 진행되는 퍼포먼스로, 5∼6명의 배우가 와이어에 연결된 채 뭉쳐서 좌우로 움직인다. 갑자기 배우들이 천장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놀람과 충격 그리고 흥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볼로에서는 관객을 천막으로 뒤덮은 다음 바람을 불어 반구형으로 만들고 천막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와이어에 연결된 배우들이 내려오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로페스 아라곤 배우는 “푸에르자 부르타는 딱딱하게 구체적으로 정해진 공연이 아니라 관객의 반응에 따라 변화한다”며 “관객이 우리와 함께 즐겁게 놀면 우리는 그에 맞춰 더욱 다양한 퍼포먼스를 하는 그런 공연”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관객의 반응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2년 공연을 찾았던 한 남성 관객에 대해서 언급했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춤을 추는 퍼포먼스가 많은데, 양복에 넥타이를 한 남성이 내 앞에 있었다. 내가 다가가니 경계했다. 그래서 다시 천천히 다가가 넥타이를 풀어주고 함께 놀자고 하니 오히려 그가 더욱 신나서 정신이 나갈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현시대의 사람들은 ‘감옥’에 살고 있다고 느꼈다. 그런 분들을 감옥에서 꺼내 주고 싶다.”
푸에르자 부르타를 상징하는 퍼포먼스인 코레도르에 대해 로페스 아라곤 배우는 “가장 좋아하는 공연으로 혼자서 여러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하다”며 “특히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이기 때문에 항상 도전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도르는 러닝 머신 위에서 사람들 사이나 종이상자로 쌓인 벽을 뚫고 숨 막힐 듯 달려가는 퍼포먼스로, 10여분간 6㎞를 걷고 달린다. 특히 매년 한국 배우나 가수 등이 등장해 퍼포먼스를 보였으며, 이번에는 몬스타엑스 셔누가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다음달에 공연이 끝나지만 엄밀히 이야기하면 작년에 시작한 것이기에 올해 공연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티에레스 무대감독은 “다음 공연이 언제 될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다만 새로운 버전으로 조만간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매번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경험을 느껴 보시길 바라며, 다음에는 더욱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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