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달러만 내면…등산·수학 수업·논문 ‘나만의 AI’ 가질 수 있다
10일(현지 시각) 오픈AI가 GPT 스토어를 연 것은 AI 혁명의 기폭제가 될 만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누구나 맞춤형 챗GPT를 만들어 사용하고, 스토어에서 사고팔 수 있게 되면서 거대한 AI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챗GPT를 개발한 사람은 오픈AI에서 이익을 배분받으며 AI 시대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다. GPT 스토어가 개발자를 모으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세계인이 GPT 스토어를 찾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가 GPT 스토어를 열면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들도 AI 장터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바일 앱 장터는 초창기에 진출한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다. 이들은 앱 장터 거래 수수료로만 연간 수십조원을 챙기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남아 있는 일부도 존재감이 미미하다. AI 장터 시장 역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맞춤형 챗GPT 300만개 넘어서
10일 GPT 유료 버전에 접속하면 왼쪽 상단에는 ‘탐색(Explore) GPTs’라는 버튼이 생겼다. 이 버튼을 누르면 GPTs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과 ‘글쓰기’, ‘생산성 향상’, ‘프로그래밍’, ‘라이프스타일’, ‘교육’ 등의 분야별 추천 맞춤형 챗GPT 추천창이 뜬다. 예컨대 전문가처럼 그래픽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캔바’, 산책이나 등산 코스를 추천해주는 ‘올트레일스’, 코딩 교육을 대화하면서 배우는 ‘코드 튜터’, 중고생에게 과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CK-12′ 같은 맞춤형 챗GPT들이 있다. 온라인상의 논문을 검색해 분석까지 해주는 ‘컨센서스’처럼 전문가를 위한 챗GPT도 있다.
더 이상 오픈AI가 운영하는 하나의 AI 챗봇 챗GPT가 아니라 챗GP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 ‘GPT들(GPTs)’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맞춤형 챗GPT는 이미 300만개 넘게 만들어졌다. 제작자가 올린 맞춤형 챗GPT가 오픈AI의 사전 검수를 통과해야 등록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오픈AI는 작년 11월, 누구나 맞춤형 챗GPT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열었다. 이런 빠른 확산이 가능했던 이유는 코딩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안내에 따라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원하는 챗GPT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구글의 앱은 컴퓨터 언어를 전문적으로 해야만 앱을 만들 수 있었지만, GPTs는 챗GPT와 일상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GPTs 만들기’를 누르면 챗GPT가 ‘어떤 목적으로 맞춤형 AI를 만드나요?’ ‘학습할 데이터를 업로드해주세요’ 등 말을 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답을 하거나 자료를 AI에 입력하면 된다. 오픈AI는 “유료 챗GPT 사용자, 기업 고객들에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20달러를 내는 유료 고객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무료 이용자 등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픈AI, 제작자들과 수익 배분
오픈AI는 조만간 유료·기업 사용자를 통해 얻은 수익을 맞춤형 챗GPT를 만든 제작자들과 분배하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계획이다. 챗GPT 사용량에 따라 유료 고객들이 낸 사용료를 배분해주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구글의 앱 장터에 앱을 올린 기업들이 수익을 내며 성장한 것처럼, 누구나 AI를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대곤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앱 장터의 등장으로 수많은 스타트업과 게임 회사, 인터넷 업체 등이 생겨나고 이들 중 상당수가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면서 “이런 동기부여가 AI 혁명을 가속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초 오픈AI는 지난해 11월 GPT 스토어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하고, 이에 직원들이 반발해 올트먼이 복귀하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출시가 다소 지연됐다. 테크 업계에서는 오픈AI가 GPT 스토어를 시작으로 여러 수익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사람 모방한 채팅 로봇 ‘챗봇’, 데이터 대량 학습한 ‘챗GPT’
☞챗봇(Chatbot)
챗GPT처럼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채팅 로봇의 약자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원래 코딩에 사용되는 컴퓨터 언어로만 소통할 수 있지만, 챗봇은 사람을 모방해 일상에서 쓰이는 자연스러운 언어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과거의 챗봇은 사전에 정해진 알고리즘과 데이터베이스에 따라 특정 질문에 특정 답변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황과 맥락을 읽는 다양한 응답이 가능해졌다. 고객 대응 서비스와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의 목적으로 활용된다.
☞챗(Chat)GPT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2년 11월 출시된 챗GPT는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함으로써 마치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질의 응답이 가능하다. 인터넷과 연결된 챗GPT를 통해 복잡한 조건의 정보를 검색하거나,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을 맡기는 등 사람의 생산성을 극대화해주는 도구로 활용된다. 작년 11월 기준 챗GPT의 주간 이용자 규모는 약 1억명에 달한다.
[조선미디어그룹 CES 특별취재팀]
▲조선일보 ▷팀장=정철환 파리 특파원, 조재희·정한국·김성민·임경업·오로라·유지한·이해인 기자
▲TV조선 ▷김지아 기자
▲조선비즈 ▷팀장=설성인 IT부장, 최지희·고성민·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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