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기량 없다” ‘롤스로이스 사건’ 의사도 허위보고 의심 정황
[앵커]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사용량을 정확히 기재하지 않는 '허위 보고'도 문제입니다.
남은 양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추적할 수가 없는 건데요.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 운전자에게 약물을 불법 처방한 의사도 마약류 사용량을 허위 보고한 정황이 KBS 취재 결과 포착됐습니다.
이어서, 정해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약물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처방한 혐의로 구속된 의사 염 모 씨.
["(롤스로이스 사고 죄책감은 안 느끼시나요?) 느낍니다. 죄송합니다."]
2019년 1월 병원을 연 염 씨는 한해 평균 1,800여 개의 프로포폴을 처방했는데, 항상 폐기량은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프로포폴은 환자 몸무게나 건강 상태에 따라 투여량이 달라, 한 번에 다 쓰지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쓰고 남은 마약류를 허위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약국 관계자/음성변조 : "병원에서는 좀 남은 건 다 버리게 돼 있거든요. 개인 병원이다 보니까 자기 마음이잖아요. 만약에 10ml 짜리면 5ml, 8ml를 쓰고 남은 거를 모았겠죠."]
이 동물병원도 4년간 프로포폴 앰플 330여 개를 썼지만 남은 약물은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용량을 부풀려 적고, 잔여량은 임의로 폐기한 것으로 드러나 고발됐습니다.
최근 4년간 프로포폴 폐기량이 전혀 없다고 보고한 의료기관 등은 만 천여 곳.
이 가운데 의심스러운 다섯 곳을 우선 조사했더니 잔여량 33만ml, 무려 약 4만 7천 명 분이 보고되지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사라진 마약류는 어디서 어떻게 쓰였는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
[한정애/민주당 의원/국회 복지위 : "더 이상 의료용 마약류가 불법적으로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조금 촘촘하게 법안을 만들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식약처는 앞으로 의료기관이 폐업하거나 마약류 잔여량을 처리할 때, 규정에 따라 신고하도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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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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