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공관위원에 이철규…어차피 키맨은 ‘윤핵관’
셀프 공천 등 논란 불 보듯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당 공천관리위원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했다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공관위원까지 맡은 것이다. 이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을 경우 ‘셀프 공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천에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반영을 위한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공관위 구성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철규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이라며 “공관위가 활동하는 기간이 짧아 결국 당이 여러 달 준비했던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인선에 관해 “선거에 대한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여 있지만 그런 걸 잘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당연직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이 의원이) 전직 사무총장이니까 좀 더”라며 “현직 사무총장이 초선이지 않나. 용산이 아니라 당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공관위원 10명 중 당내 인사는 초선 장 사무총장, 이종성 비례대표 의원과 이 의원이 전부다. 나머지 외부 인사 7명은 정치 경험이 없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공천에서 실권을 쥐고 인재를 직접 추천하며 공천도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의 지도부 인사 험지출마·불출마 요구에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적 없는 이 의원의 공관위 합류는 ‘셀프 공천’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경우 이 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시 당연직으로 합류한 박완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모든 공관위원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당내에서 오신 분들은 원래 정치하는 분들이니까 여기(불출마)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며 외부 공관위원들만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 인선 배경에 결국 윤 대통령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이 의원이 주도한) 공천이 문제가 될 때 제동을 걸 사람이 없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이 이 의원을 통해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을 공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공관위에 부위원장을 두지 않은 것도 이 의원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공천에서 윤심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해 “이 공천,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저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보면 알 것”이라며 “당에 그런 것(윤심)은 없다. 내가 무슨 계파가 있나”라고 했다.
문광호·조미덥·이두리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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