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사태'에 해운운임 폭등했는데 항공운임은 하락…왜?

정한결 기자 2024. 1. 1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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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발 물류난으로 해운운임이 폭등하고 있지만 항공화물 운임은 하락세다.

홍해발 물류난으로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항공 화물운임도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오히려 내려앉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홍해발 해운 물류난이 아직 항공화물 시장까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운임 변동폭이 컸던 1년 전만 해도 1개월 단기 계약이 대다수였지만, 수에즈·파나마 운하를 중심으로 해운 시장의 혼란이 커지면서 화주들이 보다 안정적인 항공화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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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발 물류난으로 해운운임이 폭등하고 있지만 항공화물 운임은 하락세다. 업계에서는 비수기를 맞아 운임이 떨어졌다며 홍해 사태 영향을 받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지수(BAI00)는 지난 8일 기준 전주보다 6.6% 떨어진 1921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1.8% 급락했다. 반면 글로벌 해운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전주보다 7.79% 오른 1896.65를 기록했다. 약 14개월 만의 최고치다.

홍해발 물류난으로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항공 화물운임도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오히려 내려앉고 있는 셈이다. 앞서 코로나19 기간 항공 화물은 해운 운임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봤다. 해운 운임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21년에 항공 화물 홍콩-북미노선도 1킬로그램(㎏)당 12.72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홍해발 해운 물류난이 아직 항공화물 시장까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전통적 성수기인 연말을 지나 연초 비수기로 넘어가는 등 일반적인 운임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홍콩-북미 노선의 경우 지난해 10월~12월 2개월간 25% 가까이 뛰었지만, 월초부터 급락했다. 전주인 1월 2일에는 TAC지수가 20% 가까이 하락하는 등 2주 연속 하락세다.

항공화물 시장은 홍해 사태 이전부터 안정화되는 추세였다. 글로벌 화물운임 분석기관 제네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항공화물 계약 중 6개월 이상의 장기계약 건수의 비중은 45%였다. 6개월 계약은 28%, 1개월 계약 내지 스팟성 단기 계약은 14%에 그쳤다. 운임 변동폭이 컸던 1년 전만 해도 1개월 단기 계약이 대다수였지만, 수에즈·파나마 운하를 중심으로 해운 시장의 혼란이 커지면서 화주들이 보다 안정적인 항공화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다만 런던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항공 화물 노선의 경우 각각 전주대비 1.1%, 4.9% 떨어지는데 그쳤다. 홍해발 물류난이 영향을 끼치면서 다른 노선에 비해 하락폭이 작았다. 지수를 산출하는 TAC측은 "일부 화주가 기한을 맞추기 위해 해상·항공 화물 둘 다 사용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며 "중동까지 선박으로 실어나른 후 항공기를 통해 유럽으로 다시 운송하는 방식으로 새해 연휴를 지나 각국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이같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항공 화물운임 정상화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반독점당국의 독과점 우려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운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매각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화물사업은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코로나 시기 화물사업이 비정상적인 이익을 본 것"이라며 "화물은 안정적인 캐시카우 사업이라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만 유지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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