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서 제노사이드 자행"…ICJ 첫 공개 심리 개시

11일 원고 남아공 ·12일 피고 이스라엘 공방…몇 주 내 판결 가능성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이 제노사이드(대량학살)에 해당된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재판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렸다. 2024.01.1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이 제노사이드(대량학살)에 해당된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재판에 대한 첫 공개심리가 열렸다.

CNN과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최고법원인 ICJ는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첫 공개심리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한 혐의에 대해 재판을 시작했다.

심리는 이틀간 진행되는데, 이날 법원은 원고인 남아공 측 주장을 청취하며 이스라엘은 이튿날 반론에 나선다.

첫 공개심리에서 남아공 측은 이스라엘이 '집단 학살 의도를 보이는 계산적 행동 패턴'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남아공의 변호사인 아딜라 하심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살상을 일으키는 무기를 사용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안전지대를 지정하고 이를 폭격했다"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식량, 물, 의료, 연료, 통신 등 생필품을 빼앗았고, 사회 기반 시설과 집, 학교, 병원을 파괴해 많은 어린이를 죽이고 중상을 입히거나 고아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심은 "이 모든 행위는 개별적으로도 집단적으로도 집단살해의 의도를 나타내는 계산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피고 국가인 이스라엘은 이튿날인 12일께 반론을 실시한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남아공 측 주장에 맞서 "이스라엘군은 극도로 복잡한 가자지구 지상 군사 작전 상황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국제인도법에 따라 방어권을 행사한 사례를 자랑스럽게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ICJ가 남아공이 요청한 '군사 작전 중단 긴급 임시 명령'을 몇 주 안으로 판결할 가능성이 있으며, 판결에 대한 항소는 이뤄질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 판결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ICJ가 남아공의 손을 들어준다해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집단 학살'을 멈추라고 강제할 방법은 없다.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ICJ의 판결은 가자지구에서 공습을 중단하라는 정치적 압박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대(對)이스라엘 제재의 구실이 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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