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왕암 앞바다 불상 건립… 울산시 물밑 추진

이보람 2024. 1. 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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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대왕암 앞바다에 거대 불상을 띄워 세우는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11일 "5억원을 들여 울산연구원에 해당 사업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점신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용역 중인 이 불상 관련 사업은 동구 대왕암공원 인근 앞바다에 강원 양양 낙산사의 해수관음보살상과 같은 거대 불상을 만들어 띄워 세우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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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완료 목표로 용역 착수
매 시각 정시, 바다 위로 떠올라
市, 정주영 흉상 추진했다 좌초
“사업 철저 함구령”…현실화 촉각

불상을 만들어서 동해 바다에 띄운다고?

울산시가 대왕암 앞바다에 거대 불상을 띄워 세우는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11일 “5억원을 들여 울산연구원에 해당 사업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점신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용역 중인 이 불상 관련 사업은 동구 대왕암공원 인근 앞바다에 강원 양양 낙산사의 해수관음보살상과 같은 거대 불상을 만들어 띄워 세우는 게 핵심이다. 해당 불상 사업 추진 방향도 하나둘 전해지고 있다.
울산광역시청. 뉴시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왕암 불상은 매 정각에만 볼 수 있다. 평소엔 바닷속에 있다가 정각이 되면 바다 위로 떠오른다. 떠오를 때마다 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은 조금씩 달라진다. 관광객이 매번 대왕암에 올 때마다 다른 모습의 불상을 만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울산시 측은 설명했다.

바다를 가르고 나타나는 거대 불상은 김두겸 울산시장의 아이디어다. 김 시장은 지난해 9월 유럽 출장을 다녀온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구상을 밝혔다. 불상의 종류나 모양, 방법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불상을 세우는 데 드는 사업비를 포함해 불상의 종류나 모양, 크기 모든 사항을 열어 두고 있다”며 “울산이 호국불교와 관련 있다는 불교계의 의견도 있어 다양한 이야기를 수렴, 사업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연구원은 바다를 가르고 나타나는 불상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용역은 올해 상반기 완료 예정이다.

울산의 종교 시설 관련 사업은 더 있다. 천주교 성지순례길 조성, 살티공소 기념관 건립(성경책 전시 등), 번영사거리 공중정원, 태화사 복원 등이다. 모두 ‘역점신사업 관련 타당성 조사 용역’에 포함됐다.

사실 시는 이들 용역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울산시와 연구원 측은 “용역 진행에 대해 철저한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울산시는 용역을 울산시청 홈페이지에 고시·공고하지 않는, 울산연구원 자체 사업으로 하는 방식을 택했다. 용역 이름조차 공개를 꺼렸다. 타당성 용역 조사에 나설 때 보통 언론 등에 공개되는 예상조감도 등은 연구원에서만 관리한다며 비밀에 부쳤다. 용역을 위한 예산도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공식 발표 없이 마련했다. 익명을 요구한 울산시 한 관계자는 “기업인 조형물 건립사업 등이 먼저 알려지면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게 된 전례가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앞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얼굴상 등 250억원짜리 울산판 ‘큰바위 얼굴’을 만들려다 비판을 사기도 했다. 시는 당시 울산 울주군 언양읍 유니스트 소유 야산에 울산∼언양 24호 국도에서 조망이 가능하도록 높이 40m 크기 흉상을 제작할 예정이었다. 조형물 아래 받침대 높이를 더하면 50m쯤 되는 거대 흉상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할지, 하지 않을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이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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