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채용한다며 "일할 수 있냐?"‥법원 스스로 '차별' 인정
[뉴스데스크]
◀ 앵커 ▶
법원에서 장애인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시험에 응시해서 필기시험을 통과한 장애인에게, 법원 면접관이 장애를 지적하며 업무를 할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이렇게 3년 연속 필기시험을 통과하고도 면접에서 탈락한 장애인이 법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서 이겼습니다.
법원 스스로, 법원이 장애인을 차별한 게 맞다, 배상금 내고 면접도 다시 하라고 판결한 겁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재작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낸 9급 공무원 채용 공고입니다.
전국 법원에서 414명을 채용하는데, 사무직 장애인 28명도 모집한다고 돼 있습니다.
발음이 부정확한 '조음 장애'를 가진 박모 씨도 응시해 필기시험을 통과했습니다.
필기 합격자는 정원 28명에 크게 모자란 4명뿐이었는데, 박씨는 최종 불합격했습니다.
면접에서 "발음이 좋지 않은데 일을 할 수 있냐", "민원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냐"며 박 씨의 장애를 대놓고 문제 삼은 겁니다.
3년 연속 필기시험을 통과하고도 면접에서 매번 고배를 마신 박 씨는, 법원이 장애인을 차별한다고 소송을 냈습니다.
[박 모 씨/대독(2022년 11월)] "독서실에서 13년 동안 법원직 공무원이 되고 싶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세 번의 면접시험 탈락입니다."
1년여 만에 나온 1심 판결.
법원은 스스로 박 씨에게 5백만 원을 배상하고 불합격 처분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말로 하는 의사소통만 불편할 뿐이어서 직업 능력이나 지적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친 건 아니"라며 "장애를 평가 요소로 삼은 건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정/'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면접위원이 장애에 관련된 차별적 질문을 하도록 한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앞서 지난 2020년 수원고법도 한 지방자치단체 면접에서 청각장애인에게 "동료와 어떻게 소통할 건지" 질문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다시 면접을 볼 수 있는 박 씨는 "차별 없이 같이 일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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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문 기자(sang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6166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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