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녹음한 교실 폭언‥대법원 "아동학대 증거로 못 써"
[뉴스데스크]
◀ 앵커 ▶
작년 여름,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일이 있었고, 큰 논란이 됐었는데요.
그런데 이보다 앞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2심에서는 학부모가 몰래 녹음한 교사의 음성을 아동학대의 증거로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이 오늘 학생이 아닌 제3자가 교사 몰래 녹음한 것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에, 범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실.
학기 초부터 여러차례 담임 선생님이 전학생을 꾸짖었습니다.
"짐승 같은 인간", "구제불능", "뇌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다", "맛이 갔다"…폭언 수준의 꾸지람은, 학생 가방에 숨겨진 녹음기에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1~2학년 제대로 나온 거 맞냐' 이미 한차례 심하게 혼났다는 얘기를 들은 학부모가 몰래 녹음기를 숨겨둔 겁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교사의 재판에선 몰래 녹음한 이 파일을 증거로 쓸 수 있을지 쟁점이 됐습니다.
항소심은 "학생과 동일시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인 부모가 학대를 막기 위해 녹음한 것"이라며 녹음을 증거로 인정해 교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다른 사람끼리 대화를 몰래 녹음한 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을 뒤집은 겁니다.
위장 녹음기 제품까지 팔리는 현실에서, 대법원이 처음으로 몰래 교실에서 녹음한 파일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겁니다.
[정은영/대법원 공보연구관] "원칙적으로 증거 능력이 없고, 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판단입니다."
작년 8월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 씨는 자폐증을 앓는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 발언을 녹음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이 교사 재판에도 대법원 판단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총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감시하는 교실에서는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수업 정상화를 위한 판결"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고헌주/영상편집:안윤선 디자인:강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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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s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61658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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