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부착 [현미경]

2024. 1. 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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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기자>

비슷한 자동차들 틈에서 내 차를 알아볼 수 있는 이유는 자동차번호판 덕분이죠.

자동차의 신분증과 같은 자동차번호판에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흔히 볼 수 있는 하얀색 번호판은 자가용 차량을, 노란색 번호판은 버스와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을 의미합니다.

보기 드문 군청색 번호판과 부쩍 늘어난 파란색 번호판은 각각 외교관과 친환경 차량임을 나타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연두색 번호판은 생소하실 텐데요.

올해부터 8천만 원 이상의 법인차에 이 연두색 번호판이 부착됩니다.

출퇴근과 거래처 방문 등 업무 용도로만 사용하라며 정부는 법인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데요.

업무용과 자가용의 경계가 모호하고, 겉모습만 보고 법인차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탓에 법인차를 과시 목적으로, 사적으로 운행하는 사례가 많아졌죠.

국내의 한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일명 사장님 차로 불리는 제네시스 G90은 국내 등록 차량의 72%가, 벤츠 S클래스는 51%가 법인 소유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개인보다 법인 명의 차량이 더 많다는 얘기죠.

업무 관련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스포츠카 역시 법인차가 대세였습니다.

차값이 수억에 달하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은 판매 대부분이 법인 명의로 이뤄졌습니다.

이목을 끄는 연두색 번호판을 붙여서 고가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막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지만 우려의 시선도 공존합니다.

연두색 번호판이 되려 특권층을 구별하는 부의 상징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요.

반면에 주말에 법인차가 쇼핑몰 등에서 보이면 신고하기 용이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과연 법인차에 시각적 규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 결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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