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또 주세요".. 뜬장에 다시 채워진 '개'

◀ 앵 커 ▶

뜬장에 갇힌 개 100여 마리가 구조됐던 도살 의심 농장에 또 다시 수십 마리의 개가 채워진 것이 포착됐습니다.

김제시가 수천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어느새 운영을 재개한 건데요,

지난 9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보상금이 주어질 거라는 기대감에 다시 개들을 모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주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김제 죽산면에 위치한 한 농장.

가로로 길게 늘어선 뜬장 안에서 개 수십 마리가 짖고 있습니다.

비좁은 한 칸 한 칸 공간마다 대형견 한 두 마리가 갇혀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개들을 데려와 그동안 비어있던 뜬장에 다시 들이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이곳은 이전에 개 100여 마리가 구조되고 비워졌던 곳입니다.

[김유석 / 인근 주민]

"한 두어 달 전부터 다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소리가 점차 여러 마리가 짖는 소리가 들려와서 다시 개 입식이 시작됐구나.."

개 도살 정황이 포착됐던 건 지난 2022년 7월.

유기견 구조단체 어독스는 토치와 전기봉, 냉동고의 죽은 개 등 도살 정황을 포착하고, 김제시에 알려 구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보호할 곳이 마땅치 않아 김제시와 협의해 해당 농장을 임대해 개들을 돌봤습니다. 

하지만 1년간의 계약기간이 끝나 개들을 다른 보호소로 옮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뜬장이 다시 개로 채워졌습니다.

[이주연 기자]

"현재 이곳에는 70여 마리의 개들이 뜬장안에 갇혀 있습니다. 도살 흔적이 적발돼 개들이 보호소로 옮겨진지 불과 수개월 뒤 농장주가 또다시 개들을 데리고 온 겁니다."

왜 다시 개를 들인 걸까.

'보상금' 때문입니다. 

육견협회가 마리당 일정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가운데 개 식용 금지법이 급물살을 타면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개농장주(음성변조)]

"단돈 얼마라도 주지 않을까요? (그거 조금 기대하고 계시는 거네요?) 그것도 기대하죠. 모르죠. 우선 뭐 농장 있고 그러니까 뭐 그냥 키우는 거죠."

그런데 해당 농장주는 이미 '휴업 보상금'이라는 명목으로 김제시로부터 4,500만 원을 챙긴 상황.

[김제시청 관계자]

"말 그대로 저희가 구조한 102마리에 대해, 양도해 주는 비용입니다.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솔직히 기준은 없어요."

하지만 김제시는 불법 도축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행정처분이나 고발 조치도 내리지 않았고, 농장은 운영 개재가 가능했습니다.

동물단체는 어렵게 구조를 해도, 다시 개를 데리고 오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합니다.

[엄지영 / 어독스 대표]

"이곳에서 도살을 하지 않고 있지만, 옮기고 또 채워놓고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곳이죠. 어떻게 보면 김제시에서 적극 행정을 하지 않은 거죠."

반복적으로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는 뜬장의 개들,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됐지만 개들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화면제공: 어독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