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이어 SK케미칼·애경도 유죄‥"전국민 상대 독성실험"
[뉴스데스크]
◀ 앵커 ▶
2011년에 처음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미 1천2백 명 넘는 피해자가 숨졌는데요.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가습기 메이트'의 제조사 SK케미칼과 판매사인 애경산업에게 13년 만에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당초 1심 법원은 제품의 주성분과 폐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 법원이 3년 만에 "이들 업체들이 전국민을 상대로 독성실험을 했다"고 질타하며 유죄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994년 출시된 '가습기 메이트'의 신문광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조합니다.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만들었는데, 회사 내부에선 "주성분인 CMIT와 MIT의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유공은 서울대학교에 시험을 의뢰했지만, 결과를 받기도 전에 제품부터 팔았습니다.
1년 뒤 서울대는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통보했지만, 아무 조치도 없었습니다.
SK케미칼이 사업을 넘겨받은 뒤에도, 또, 2002년 애경이 SK케미칼의 원료로 새 제품을 내놓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1년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태 13년 만에, 항소심 법원이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대표들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무죄 판결을 3년 만에 정반대로 뒤집고,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안용찬/전 애경산업 대표] <항소하실 생각이신가요?> "‥"
재판부는 "안전성 검사도 없이 전국민을 상대로 독성 실험을 한 셈"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원인도 모른 채 폐질환을 앓고 숨졌다"고 질타했습니다.
특히, 1심 법원은 CMTI, MIT 성분과 폐질환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지만, 항소심은 "이 성분이 기도를 통해 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 결과로 미뤄, 폐질환 인과관계도 입증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수연/피해자] "저희 가족이 너무 말살됐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말 많은 노력 끝에 결국 반쪽짜리 선고라도 나왔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5천6백여 명 중 1천2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는 PHMG 성분을 쓴 옥시 제품과 CMIT·MIT 성분을 쓴 SK케미칼 제품,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가장 많이 팔린 옥시 제품 성분과 폐질환의 인과관계는 이미 확인됐고, 옥시 전 대표는 2018년 징역 6년형이 확정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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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 기자(z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61648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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