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없었는데"...'검은 대게' 논란 35년 된 점포 노량진서 퇴출

윤한슬 2024. 1. 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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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에게 검게 변한 대게를 판매해 논란이 된 노량진수산시장 점포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해당 점포 측은 대게의 검은 얼룩이 흑변(黑變) 현상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35년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영업을 해온 이 점포 사장은 "그동안 장사하면서 판매한 수산물에서 문제가 한 번도 없었다"며 "대게 변질 여부 등 정확한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죽을죄를 지은 것처럼 (시장 측에서) 하루아침에 가게를 빼버렸다"고 억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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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노량진수산, 지난달 28일 퇴출 결정
"판매할 땐 곰팡이 없어...이동 때 흑변"
징계위 "시장 이미지 훼손 등 고려 결정"
지난달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구매한 대게에 곰팡이가 피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해당 대게를 판매한 상인은 흑변현상을 주장했지만, 시장 측은 지난달 28일 징계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점포 자리 회수 조치를 결정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등학생에게 검게 변한 대게를 판매해 논란이 된 노량진수산시장 점포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해당 점포 측은 대게의 검은 얼룩이 흑변(黑變) 현상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을 관리·운영하는 수협노량진수산은 지난달 28일 징계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해당 점포의 자리 회수 조치를 결정했다. 지난달 26일 징계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지 이틀 만이다.

위원회는 언론 보도와 구매자가 올렸던 글, 판매자가 제출한 사실확인서 등을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구매자 측은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해당 점포에서 산 대게 다리에서 썩은 듯한 비린내가 진동하고, 대게 다리에 곰팡이 같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11일 현재 원글은 삭제됐다.

썩은 대게를 팔았다는 비판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자, 수협노량진수산이 조사에 나섰다. 논란이 된 점포는 조사에서 "얼음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이 대중교통을 타고 장시간 이동하면서 흑변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고 진술했다. 흑변현상은 대게 피에 있는 성분인 헤모시아닌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멜라닌이라는 검은 색소를 만들어 검게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류 칼럼니스트 김지민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에 흑변현상이 발생한 대게를 직접 시식하는 영상을 올리며 "검은색 물질은 멜라닌 성분이며 산화와 부패는 다른 것"이라며 "흑변현상은 신선도에 문제가 없다"고 구매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점포 측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날 경매에서 대게를 사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은 잘라내고 멀쩡한 부분만 골라 판매했다"며 "곰팡이가 있었다면 당연히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게는 얼음물을 채워 넣지 않으면 금방 까매지는데, 그날 깜빡하고 얼음을 넣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고 했다.

이 같은 진술에도 위원회는 퇴출을 통보했다. 노량진수산 관계자는 "고객이 구매 당시 신선했더라도, 먹을 당시 변질이 됐기 때문에 그 책임이 판매자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주변 상인들이 입을 피해와 시장 이미지 훼손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판매 당시 대게가 상했는지 여부는 원물이 없어 확인되지 않았다.

35년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영업을 해온 이 점포 사장은 "그동안 장사하면서 판매한 수산물에서 문제가 한 번도 없었다"며 "대게 변질 여부 등 정확한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죽을죄를 지은 것처럼 (시장 측에서) 하루아침에 가게를 빼버렸다"고 억울해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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