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폭행 혐의 30대 무죄…이유는?
[앵커]
12살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최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검찰과 피해 아동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30대 남성 이 모 씨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SNS에서 만난 초등학생을 무인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입니다.
피해 아동 나이는 12살이었습니다.
검찰은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이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지만, 최근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가) 불안 장애랑 우울이랑,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요. 자해가 심해지니까 (정신병원에) 바로 입원했거든요."]
쟁점은 성폭행 혐의 입증이었습니다.
이 씨는 "성인용품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성폭행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피해 아동 신체에서 이 씨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당시 피해 아동은 비를 맞으며 집에 갔고 곧장 목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DNA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큰 겁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진술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의 전문가가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이라고 판단했지만, 재판부는 "어머니에게 혼날 것을 두려워해 꾸몄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성원/변호사 : "(아동 진술은) 변호인의 질문 방식에 따라서 얼마든지 모순점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법원이 너무 성인 기준으로 (신빙성을) 판단한 것이 아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피해 아동의 겉옷에서 이 씨의 DNA가 발견됐고, 압수된 이 씨의 성인용품에서 피해 아동의 DNA가 검출됐지만, 유죄 증거로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수사 검사가 직접 유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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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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