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채권자 75% 이상 동의해 확정…태영, 3~4개월 자금 조달 과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를 막지 못해 위기에 휩싸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11일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채권금융사 75%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개시된다. 태영건설 채권사는 600여 곳에 달하고, 이날 자정까지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관한 투표는 계속됐다. 산은은 12일 오전에 정확한 집계 결과를 발표한다.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에 태영그룹이 추가적인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채권단 동의 75%’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단과 자구안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한때 대주주 사재출연과 자구안 이행 여부 등에 대한 태영그룹과 채권단의 이견으로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잔액인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는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채권단 주도로 태영건설의 사업·재무구조 개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태영건설 금융 채권은 행사가 최대 4개월간 유예된다. 이 기간 외부전문기관은 태영건설 부동산 PF사업장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기업개선계획(경영정상화 방안)’을 도출한다. 주채권은행은 오는 4월 11일 2차 협의회에서 채권단 결의로 이를 확정한다. 기업개선계획을 세우는 3~4개월간의 운영비 인건비 등 자금 수요는 태영건설이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실사 중 숨겨진 채무가 발견될 수도 있는 점은 변수다. 실사 과정 중 태영그룹이 자금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채무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태영건설 부동산 PF 사업장 수는 부산 창원 김해 등 전국에 121개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