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가스 폭발 피해 주민…“삶의 터전 잃고 기약없는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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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새해 첫날 이후 열흘 만에 다시 찾은 평창의 가스 폭발 사고 현장.
충전소 바로 맞은편 모텔 건물 한 채가 폭격을 맞은 듯 한 눈에 들어옵니다.
폭발은 한순간이었지만, 그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입니다.
폭발 사고로 발생한 이재민은 5가구, 1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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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버린 사고 현장…2차 안전 사고 위험
취재진이 새해 첫날 이후 열흘 만에 다시 찾은 평창의 가스 폭발 사고 현장. 충전소 바로 맞은편 모텔 건물 한 채가 폭격을 맞은 듯 한 눈에 들어옵니다. 3층 높이 건물 벽 여기저기 부서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가까이 가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형체가 일그러진 TV와 드라이기 등 모텔 내 비치됐던 가전제품뿐 아니라 각종 불 탄 전자 설비 등이 건물 밖에 한 데 쌓여있습니다. 마치 주인을 잃고 갈 곳을 잃은 자신의 처지를 아는 것 같습니다. 떨어져 나온 벽 조각 일부가 음산한 보행로 한가운데로 나뒹굴면서 가뜩이나 매서운 강원도 강추위에 마음을 더 움츠리게 했습니다. 폭발은 한순간이었지만, 그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입니다.
모텔 건물뿐만이 아닙니다. 폭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물은 도로를 따라 더 선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줄줄이 늘어 선 상가 건물은 새까맣게 탄 뼈대를 드러냈고, 폭발 당시 열기 때문에 천장은 구불구불하게 휘어져 있습니다. 한 단독주택은 창틀의 유리가 전부 깨져 자칫 제2차 안전사고가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빠른 조치가 시급해 보입니다.
■ 더딘 복구에 갈 곳 잃은 이재민
사고가 난 지 열하루째. 보험 처리를 위한 피해 조사가 길어지면서 복구는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폭발 사고로 발생한 이재민은 5가구, 16명. 하루아침에 폭발로 날아간 것은 집터뿐 아니라, 일상의 평온함입니다. 꽃집이나 학원 같은 사업장까지 잃은 이재민은 일손을 놓은 채 복구 시작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에게는 마을 회관으로, 모텔로, 수련원으로 하루하루 임시 숙소를 옮겨 다니는 게 가장 큰 일상입니다.
임시 숙소에서 만난 김 모씨는 "사고가 났을 때 짐도 제대로 챙겨 나오지 못해서 숙소에 살림살이라고 할 것도 별로 없다"며 되려 취재진에게 민망해했습니다. 또, "숙소를 옮겨 다니는 동안 조리도구가 없어 거의 밖에서 밥을 먹었는데, 수련원 숙소로 오고 나서야 처음으로 가족들끼리 같이 식사를 해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예비 수험생 부모들은 더 걱정입니다. 또다른 이재민 최지현 씨는 "가족들끼리 개인 공간도 없이 불편한데,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아이가 공부를 하려고 책 펴두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안좋다"면서 "공부도 안 될 것 같은데 내색도 안 하니까 부모 입장에선 미안하다"고 전했습니다.
■ 보상 처리는 언제까지? 피해액 산정까지 먼 길
가스 폭발 사고의 책임을 지고 있는 충전소 운영 회사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본인들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잘못한 부분은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현재 강원경찰청과 평창경찰서가 수사전담팀까지 꾸리고 가스 주입과정뿐 아니라 정확한 발화 지점 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수사과정과는 대조적으로 충전소 측의 이재민 보호 대책은 아직 부족합니다. 충전소 운영 회사 대표는 주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차량 렌트라든가, 가정에 우선 긴급히 처리해야 될 사항들은 처리가 된 후에 우리가 비용을 부담하든가 이런 쪽으로 먼저 의논을 해 보겠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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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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