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세 불리는 ‘제3지대’… ‘낙·준 연대’가 성패 가른다

김승환 2024. 1. 1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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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총선을 90일 앞둔 가운데 제3지대가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 양 세력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결국 '낙준연대'(이낙연·이준석 신당 연대)의 성패가 제3지대의 존망을 가를 것이란 데엔 모두 공감대를 표한 것이다.

논의 진척에 따라 두 세력 간 연대가 합당 수준의 '화학적 결합'이 아닌 지역구 공천 연합 정도의 '물리적 결합'에 머물 경우 제3지대 바람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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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前 총리 민주당 탈당
이낙연 “DJP연합보다 훨씬 친밀”
이준석 신당 측도 “합칠 필요 있다”
양측 모두 연대 필요성 공감 불구
두세력 간 정치 지향점 큰 차이
구체 논의 과정서 지분다툼 우려
공천연합땐 ‘찻잔속 태풍’ 전망도
낙 “이번 총선 출마하지 않겠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총선을 90일 앞둔 가운데 제3지대가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 양대 세력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이 전 총리는 전날 탈당한 원칙과상식(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연합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강정책위원장으로 있는 개혁신당(가칭)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와 우선 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이준석 측 모두 서로를 향한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이준석 측에 대해 “DJP(김대중·김종필)연합보다 훨씬 더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했고, 이준석 측도 “어느 정도 합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결국 ‘낙준연대’(이낙연·이준석 신당 연대)의 성패가 제3지대의 존망을 가를 것이란 데엔 모두 공감대를 표한 것이다.
다만 두 세력 간 정치적 지향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데다 연대를 위한 구체적 논의에 돌입할 경우 지분 다툼 가능성도 다분해 그 성패를 쉽사리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세력 간 연대가 합당 수준의 ‘화학적 결합’이 아닌 지역구 공천 연합 정도의 ‘물리적 결합’에 머물 경우 제3지대 바람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원칙과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이날 현역 의원 최소 7명이 포함된 당을 꾸려야 한다는 구체적 목표를 내놨다. 정의당 소속 의원이 6명인 상황에서 그 이상의 의원을 확보해 기호 3번을 얻어내야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신당 관련) 1차 목표는 7석 이상, 지지율은 15% 이상, 선거비 비용 보전”이라고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의원의 추가 합류나 다른 제3지대 세력과의 연합이 이뤄져야 한다. 이낙연·원칙과상식 연합 내 현재 현역 의원은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3명이 전부다. 조 의원은 “기호 3번으로 모여야 된다는 건 합당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했다.
탈당 회견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11일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 나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1인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준석 측은 이낙연·원칙과상식 연합 측과의 합당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 시점에 대해서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이와 관련해 “각자 베스트 컨디션으로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이 전 총리와 이준석 위원장는 이달 초 ‘비밀 회동’을 했다고 한다. 이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둘 간에 문제의식은) 큰 틀에서 별 차이는 없었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번 총선 불출마도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측의 연대가 합당으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두 세력이 추구하는 가치가 전혀 다르다”며 “정치공학적으로야 연대를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논할 수 있지만, 정치는 공학이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도 “수면 위로 보이는 것부터 그 아래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연대를 깰)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실제 각 세력 내에선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천 위원장은 원칙과상식 김종민 의원이 최근 ‘이준석 신당이 보수정당이라면 같이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그쪽에서도) 합리적 보수와 대화의 문을 좀 열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위원장의 경우 최근 이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평가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도 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관련 질문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고, 문재인 대통령 본인도 잘못을 인정한 바 있다”며 “이 위원장과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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