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처럼 쉬워진 가상자산 사고팔기… "게임체인저 온다" [美,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신하연 2024. 1. 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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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제도권으로 공식진입
최대 1000억달러 몰릴 전망에
연말가격 10만달러 돌파 예상도
사진 픽사베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승인이 대장주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 시장 자체의 저변 확대를 불러올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위원회는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TP는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SEC는 '현물 ETP'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현재 상장을 신청한 상품들은 모두 ETF지만 향후 ETN의 상장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해 인베스코(Invesco),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위즈덤트리(WisdomTree), 발키리(Valkyrie), 피델리티(Fidelity),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Ark Investment Management), 비트와이즈(Bitwise) 등 11개사의 ETF가 11일부터는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예정이다.

현물 ETF 승인은 특히 비트코인이 제도권 내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높아진 안전성을 기반으로 개인투자자의 수요는 물론 기관 자금 역시 대량 유입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폭발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ETF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개별 주식 등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상시 매매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그동안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직접 거래해왔지만,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간접투자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대규모 기관 자금의 유입 역시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간 기관 투자자들은 회계규정이나 각종 규제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쉽게 매입할 수 없었지만, 현물 ETF 출시에 따라 앞으로는 기관 포트폴리오에 간편하게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가상자산 업계의 기대다.

비트코인 선물을 기반으로 한 ETF는 이미 지난 2021년부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상장돼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선물 ETF인 BITO(ProShares Bitcoin Strategy) 외에도 2배 레버리지 및 하락에 베팅하는 '숏'(Short) 상품들이 이미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인 BITO의 경우 미국 시카고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구입해 보유하는 구조로 만기 롤오버 등 운용 방식이 다소 복잡하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펀드가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을 실제로 구입해 보유해야 한다. 그만큼 운용 방식이 단순하며, 비트코인과의 시세 차이도 비교적 적다.

시장이 이같은 결정에 환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0분 현재 24시간 전 대비 1.15% 오른 4만658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 소빗썸에서는 6243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1년 중 최저가 2549만5000원 대비 145% 오른 수치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올해 말까지 43만7000~132만비트코인, 현금 가치로는 최대 1000억달러(133조원) 규모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1억3200만원)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2024년 비트코인이 온다' 보고서에서 보수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전 세계 ETF 운용자산(AUM) 중 100억달러가, 다소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금 ETF 전체 AUM과 맞먹는 9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물 ETF는 헤지펀드, 연기금, 독립투자자문사(RIA) 등 제도권의 대규모 자본의 유입 기회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4월에는 반감기가 예정돼 있고 5월 미 기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비트코인은 1분기 내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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