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에…미래에셋·현대차증권, 총 300억 날릴 위기

김성수 2024. 1. 1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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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시공사'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신용등급 추락
오는 4월, 대출 1700억 만기…5월 대출 1180억 만기
트랜치D 500억, 신용등급 강등에 '기한이익상실' 사유
현대차증권 "직접투자로 전환…자금 회수 가능할 것"
셀다운 포함 총 500억 EOD…트랜치A~C로 전이되나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이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장에서 총 300억원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이 자금보층 확약을 맺은 유동화증권이 이 사업장과 관련돼 있는데, 태영건설 신용등급 하락으로 기한이익이 상실돼서다. 기한이익상실(EOD)이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 회수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시공사’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신용등급 추락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관련 대출금에 기한이익이 상실돼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이 각각 100억원, 200억원을 날리게 됐다.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대 ‘세운 5-1, 5-3 재정비촉진구역’ 위치도 (자료=서울시)
세운 5-1·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은 서울 중구 산림동 140-4번지 일원에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사업시행자는 세운5구역피에프브이(PFV)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태영건설은 세운5구역PFV 보통주 지분을 각각 16.46%, 16.20% 갖고 있다. 태영건설은 이 사업의 시공사도 맡을 예정이었다.

세운5구역PFV가 이 사업을 위해 받았던 대출금 2880억원은 오는 4월(1700억원 대출) 및 5월(1180억원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우선 1700억원의 트랜치별 채권자 및 대출약정금(대출금 한도)은 △트랜치A 1000억원(특수목적회사(SPC) 세운공간제일차, 금리 4.8%) △트랜치B 200억원(SPC 세운공간제이차, 금리 6.5%) △트랜치C 200억원(SPC 세운공간제삼차, 금리 7.0%) △트랜치D 300억원(SPC 골든타이거제일차, 금리 4.5%)이다.

대출채권의 담보 및 상환순위는 트랜치A, B, C, D 순이다. 위 SPC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증권인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가 발행됐다. 대출채권 만기는 오는 4월 18일이다.

또한 1180억원의 트랜치별 채권자 및 대출약정금(대출금 한도)은 △트랜치A 870억원(새마을금고중앙회, 금리 5.5%) △트랜치B 200억원(SPC 세운필드제일차 및 세운엑싯제일차, 금리 7.0%) △트랜치C 130억원(SPC 티아이세운, 금리 9.0%) △트랜치D 200억원(SPC 에이치세운제일차, 금리 7.0%)이다.

이 SPC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증권인 ABSTB가 발행됐다. 만기는 오는 5월 30일이다.

세운5구역PFV 주주구성 (2022년 12월 말 기준) (자료=감사보고서)
각 SPC별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는 △세운공간제일차(DB금융투자) △세운공간제이차 및 세운공간제삼차(신한투자증권) △골든타이거제일차(미래에셋증권) △세운필드제일차 및 세운엑싯제일차(신한투자증권) △티아이세운(한화투자증권) △에이치세운제일차(현대차증권)이다.

각 SPC가 발행한 ABSTB에 대해 주관회사를 맡은 증권사들은 ‘대출채권 매입확약 또는 자금보충 약정’, 또는 ‘사모사채 인수확약’을 맺었다.

이들 증권사는 △대출약정상 기한이익이 상실되는 경우(대출원금이 만기일에 상환되지 않은 경우 포함) △SPC가 기존에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한 경우에 대출채권을 매입하거나 금액 한도 내에서 부족자금을 보충하기로 약정했다.

트랜치D 500억, 신용등급 강등에 ‘기한이익상실’ 사유

그런데 위 대출채권 중 트랜치D에 해당하는 총 500억원이 이번에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 태영건설 유효신용등급이 BBB/A3 이하로 하락해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작년 말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도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CCC(부정적 검토)’로 변경했다.

골든타이거제일차가 발행한 ABSTB의 기초자산인 대출채권(트랜치D 300억원)에 기한이익이 상실되는 경우(태영건설의 유효신용등급이 BBB/A3 이하로 하락하거나 소멸하는 경우 포함) 등 사유가 발생하면 유동화증권의 차환발행이 중단된다.

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 경우 300억원 한도 내에서 골든타이거제일차로부터 대출채권을 매입하거나, 부족자금을 보충하거나, 골든타이거제일차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인수해야 한다.

유동화증권 300억원 중 200억원은 셀다운(재매각)됐으며,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떠안은 금액은 100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 외에 현대차증권도 20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에이치세운제일차가 발행한 ABSTB의 기초자산인 대출채권(트랜치D 200억원)에 기한이익이 상실돼서다. 이 경우 유동화증권의 차환발행이 중단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태영건설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약정서에 의거해 기한이익상실이 됐다”며 “직접 인수를 통해 직접투자로 전환할 계획이며, 사업성이 우수해서 자금 회수는 무리없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만으로도 트랜치D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된다”며 “각 증권사들이 해당 증권을 셀다운했어도 EOD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에 사실상 총 500억원이 EOD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랜치D에 발생한 EOD가 나머지 트랜치A~트랜치C에까지 전이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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