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입은 고령자, 북한산 정복…“20년 젊어져”

박연선 2024. 1. 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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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포기' 고령자, 로봇 입고 북한산 정복…"20년 젊어져"

65세 최성철 씨가 허리춤에 생소한 장비를 착용하고 북한산에 오릅니다.

젊을 때부터 즐겨온 등산이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엄두도 못 낸 어려운 산행길입니다.

하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등산을 이어가는 최성철 씨, 금세 해발 600 미터의 북한산 봉우리를 정복합니다. 정상에 올라 두 팔을 번쩍 벌리니, 세월이 거꾸로 돌아간 듯 몸과 마음이 가볍습니다.

북한산 육모정 공원에서 영봉까지 왕복 3시간 코스를 정복한 비결은 허리춤에 착용한 웨어러블 로봇.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MOONWALK-Omni'입니다.

'MOONWALK-Omni'는 초경량 웨어러블 로봇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부족한
다리 근력을 지원하는데, 중량도 2㎏대로 가벼워 고령자도 혼자 10초 이내 착용할 수 있습니다.

또 골반 양측에 있는 4개의 초경량-고출력 구동기가 보행 균형을 맞추는 걸 도우면서 다리 근력을
최대 30%까지 강화해 추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최성철 씨는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편안하게 산을 오르니 10년~20년은 젊어진 느낌이다"
라며 산을 오른 소감을 밝혔습니다.

■ 인공지능이 보행상태 실시간 분석… "바윗길, 계단 등도 문제없어"

특히, 로봇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은 착용자의 보행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근력을 보조합니다.

지금 걷는 곳이 경사가 완만한 흙길인지, 험한 바윗길인지, 불규칙한 돌계단인지 등을 파악해
로봇이 환경에 맞게 운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MOONWALK-Omni'는 이번 북한산 산행으로 웨어러블 로봇이 다양한 보행 환경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근력을 보조할 수 있다는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KIST 이종원 박사는 "초경량-고출력 웨어러블 로봇 구동 기술과 개인-환경 맞춤형 인공지능 근력 보조 기술의 융합으로 근력이 부족해지는 고령자의 일상 보조, 재활, 운동 분야에서 폭 넓은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MOONWALK-Omni'의 후속 연구로 다리 근력 강화와 엉덩관절-무릎 등 복합 관절을 동시에 보조하는 'MOONWALK-Support'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실용화가 된다면 고령자 등 노약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아이언맨 수트' 이상의 로봇으로 평가받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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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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