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대선 코 앞 대만인들 "친미냐 친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향후 4년간 대만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총통 선거(대선)가 11일로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친중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에 오차 범위 내에서 '박빙' 차이로 앞선다는 게 대체적 평가여서 마지막까지 누가 웃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과연 대만 국민들이 누구를 선택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선거 열흘 전인 여론조사 공표금지 시한 직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만 연합보가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蕭美琴)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32%,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趙少康)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27%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총통·우신잉(吳欣盈) 부총통 후보는 21%로 3위입니다.
라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빼앗긴 적은 없지만, 허우 후보와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5%포인트입니다. 막판 변수에 따라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선거 판세를 가를 변수 중 하나로 '중국의 압박'이 꼽힙니다. 중국은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한다"면서 친중 후보 당선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만을 향한 유화책을 내놓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역제재 확대를 예고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민당 출신의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도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마 전 총통은 지난 10일 독일 매체 도이치벨레와 인터뷰를 통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민진당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강공을 펼치고 있습니다. 라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시진핑을 믿느냐, 대만을 신뢰하느냐의 선택"이라며 "유권자의 한 표가 대만의 미래와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어 "중국의 선거 개입이 성공해 중국 지시를 받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만의 민주주의는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이날 중국에 대해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대만의) 선거는 정상적이며 일상적인 민주주의 절차의 한 부분"이라며 "중국이 추가적인 군사적 압박이나 강압으로 대응하기로 선택할 경우 중국은 도발자(provocateur)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만은 이 지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모델"이라면서 "우리는 대만 선거에 대한 모든 외부 개입이나 영향력 행사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대만 선거가 끝난 뒤 비공식 대표단을 대만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이 대만과 비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난 수십년간 전직 정부 관료와 전직 의원 등 고위급을 비공식 대표단으로 파견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표단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미국이 총통 당선인과 다른 후보들에게 미국과 대만의 굳건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이 언급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무엇인지 분명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20~30대 젊은 층 표심은 또 다른 변수입니다. 젊은 층은 취업, 집값, 임금, 학비 등 자신과 관계있는 의제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취업난 등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이들로서는 거창한 정치적 문제보다는 민생, 복지 등 경제문제에 더 신경 써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허위 정보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딥페이크부터 숨 가쁜 틱톡 영상까지 허위 정보 물결이 넘치고 있다고 합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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