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찬성률 75% 넘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을 시작하게 됐다. 이에따라 계열사인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로 위기에 몰렸던 태영그룹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채권단의 75%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한다는 뜻을 나타냈다”면서 “정확한 내용은 12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자정까지 팩스와 e메일로 채권자의 태영건설 워크아웃 찬·반 여부 투표를 받고 있다. 투표가 진행 중인 오후 6시30분 현재 워크아웃 개시를 확정할 정도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채권 금융기관은 600여곳이고 이 중 보유 채권이 500억원 이상인 곳은 60여개이다.
태영건설은 지난 12월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지급하면서 워크아웃이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태영그룹은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사용하려 했다.
이후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자 태영그룹은 자력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지난 8일 잔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완납했다. 지난 9일에는 채권단에 티와이홀딩스의 SBS미디어넷(95.3%)과 DMC미디어(54.1%) 지분을 담보로 한 760억원 초과 대출을 약속했고, “필요하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채권단은 조만간 회계법인을 선정하고 3개월간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당초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제출한 것보다 부채가 늘어날 수도 있다.
채권단은 실사 내용을 바탕으로 PF 사업장 처리 방안, 주채권 및 보증채권의 채무조정,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을 담은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한다.
이후 3개월 후인 오는 4월11일쯤 제2차 협의회를 열고 기업개선계획을 결의한다. 필요하면 결의일을 1개월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만큼 결의일은 5월11일이 될 수도 있다.
채권단과 태영건설이 기업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면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작된다.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무는 약정 체결 전까지 유예되지만 하도급대금 등 상거래채권의 효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채권단은 실사 기간에 태영건설이 상거래 채권 변제와 일부 금융채권 이자 등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5000억원 정도로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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