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피의자 신상공개’ 확대 시행…찬반 입장은?
[앵커]
최근 형사 사건 피의자 2명의 신상공개 여부에 대한 결정이 있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습격 피의자는 비공개, 다방 업주 연쇄 살인 피의자는 공개로 엇갈리면서 피의자 신상공개 자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이번달 말부터는 신상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새 법이 시행됩니다.
이민영 해설위원과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두 사건을 언급했는데 현재 신상공개 기준과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현재 신상공개가 가능한 범죄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강력 범죄와 성폭력 범죄만 피의자 신상공개가 가능합니다.
공개 기준은 4가지입니다.
먼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있는 특정강력범죄여야 합니다.
또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범죄 예방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니어야 합니다.
신상정보 공개심의원회를 열어 이 기준에 부합하지는를 논의해 투표로 결정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신상공개는 언제 시작됐습니까?
[기자]
1980, 90년대에는 공공연히 신상공개가 이뤄져 왔습니다.
그러다 1998년 신상공개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게 한 대법원 판결 이후 사실상 봉쇄됐습니다.
2000년대 중반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정남규 사건 때도 신상이 바로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이후 신상공개 요구가 쏟아지면서 다음해 법이 신설됐습니다.
강호순은 언론을 통해 신상이 공개됐지만 법에 의한 신상공개는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이 첫 사례입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는 2020년 성착취 영상을 제작해 유통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의 피의자 조주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30여 명입니다.
[앵커]
이번 달부터는 피의자 신공개가 확대 시행된다고요?
[기자]
네, 이번달 25일부터 중대범죄 신상공개법이 시행됩니다.
3가지 정도가 달라집니다.
신상공개 범죄가 그동안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만 해당됐는데 이제는 중상해와 조직 범죄, 마약 범죄 등도 추가됐습니다.
또 지금까지 피의자로 한정돼 있던 신상정보 공개 대상도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까지 확대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른바 머그샷 공개입니다.
그동안도 머그샷 촬영은 했지만 피의자가 동의해야 공개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촬영하고 공개할 수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에서는 피의자 신상을 어느 선까지 공개를 하나요?
[기자]
미국과 일본에서는 피의자 신상정보를 비교적 광범위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체포 단계에서 신상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영국과 독일은 공개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편입니다.
프라이버시 등에 대한 인식이나 형사법제 등에 대한 각국의 종합적인 사회적 판단이 녹아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번달 25일부터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공개 대상과 범위 확대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법리상 무죄로 추정하는 피의자를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기억을 계속 유지할 수도 없고 한때 속시원함에 그친다는 비판은 여전합니다.
결국 신상공개가 대중의 호기심 충족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피해 예방이라는 뚜렷한 이익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찬성하는 쪽에서는 80~9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는 무고하게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가 많아 가해자 인권이 중요했지만 현재는 증거가 충분한 강력범죄들이 많고 이 범죄엔 분명한 피해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우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현재는 가해자 인권보다 피해자 인권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성범죄의 경우 신상공개가 재범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찬반 의견이 양립하지만 양측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지점이 있습니다.
피의자 자녀에 대한 2차 가해는 꼭 막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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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m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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