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신년회, 산업·과기부 장관도 “2개부처 참석 이례적…정부 의지 보여줘”[세종팀의 정책워치]
올해 3조 원 이상 일감을 원전 생태계에 공급하겠습니다. 탈원전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중견기업들은 더욱 촘촘히 지원하겠습니다.
11일 오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4 원자력계 신년 인사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참석해 “차세대 원자로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날 행사에 참가한 원전업계 관계자들은 이 말을 뻔한 새해 인사처럼 듣지는 않았습니다.
원전 비파괴 검사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고려공업공사의 구본창 대표는 이날 행사 후 통화에서 “원자력 업계에서 일한 지 41년째인데 2개 부처 장관이 신년 인사회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구 대표 말처럼 원자력산업협회가 1985년 첫 행사를 시작한 이래로 2개 부처 장관이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달 5일 취임한 안 장관은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행사에 왔습니다.
그간 과기부는 장관이 종종 참석했고, 산업부는 차관이 참석한 적이 있었지만 장관이 온 적은 없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 생태계 회복이 주요 국정 과제인 만큼, 신년 행사에 참석해 메시지를 내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는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3번째에 들어가 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기업인들 사이에선 ‘원전 생태계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구 대표는 “테이블별로 산업부, 과기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부처 관계자들이 1~2명씩 앉아 대화를 나눴다”며 “평소 부처 관계자를 만나기 어려운 기업들 입장에선 큰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2시간 남짓한 행사 시간 내내 행사장 곳곳에선 활기가 돌았습니다. 오전 7시 20분 이른 시간에 열렸지만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 업계 관계자 234명이 모였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역대 최다 인원이라고 합니다. 참석자들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담소를 나누고 명함을 주고받는 등 교류를 이어갔습니다.
주요 화두는 원전 수출과 신규 원전 건설이었습니다. 원전 등 전력계통 기술 검토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파워토스의 남재경 사장은 “한동안 신규 사업이 없어 원전 업계가 침체됐었는데 원전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메시지가 정부 안팎에서 반복해 나오니 업계에 활력이 돈다”고 했습니다.
●산업부, 원전 주요 국면마다 차관급 신년 메시지
이날 안 장관은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고사 직전의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며 “원전 생태계에 정부가 공급한 일감과 자금이 기업 투자와 개발, 고용 확대 및 수출 성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산업부는 원전과 관련해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차관급이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메시지를 내왔습니다. 지난해 열린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첫 인사회에는 박일준 2차관이 참석해 “원전 생태계 복원을 가속화하고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탈원전’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 취임 후인 2018년에는 이인호 차관이 참석해 “원전 수출 지원과 함께 원자력 생태계 유지에 힘쓰겠다”고 했습니다. 원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바뀔 때마다 부처의 정책 방향을 신년 인사 형태로 내놓은 셈입니다.
최근 원전 주요 이슈 |
●원전 복원, 사실상 최우선 국정 과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는 3번째로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회복’, 2번째가 ‘감염병 대응체계 고도화’인데 코로나19 극복이 마무리 단계란 걸 감안하면 올해부터는 원전 복원이 사실상 최우선 국정 과제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달 중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발표 이르면 이달 중 향후 15년 전력 수급 계획이 발표됩니다. 신규 원전 계획이 포함된다는 건 기정사실처럼 보입니다. 관건은 몇 기나 건설되느냐인데, 업계 안팎에선 ‘최소 4기 이상’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체 전력 중 원전 비중 8년 만 최대 지난해 전체 전력거래량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1.4%로 2015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엔 23.7%까지 줄었던 적이 있습니다. |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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