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공관위 '윤심 논란' 차단할까…韓 "공천은 내가 한다"(종합)
비주류 "용산 공천" 반발…'텃밭 경쟁' 맞물려 영남권도 불안감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발표한 공천관리위원 인선의 면면을 놓고 당내에서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외연 확장'이란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 하면, 비주류를 중심으로 '도로 윤심(尹心)'이란 불만도 제기된다.
일단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을 포함해 10명 중 7명을 여의도 정치권과 인연이 없거나 거리가 있는 인사로 채우면서 중도·부동층 공략과 외연 확장이라는 선거 전략과 궤를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주류 등에서는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내에서 가까웠던 사이로 알려진 유일준 변호사가 합류한 것을 경계하는 기류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총괄보좌역을 지낸 이 의원은 대선 이후 치러진 첫 전당대회를 통해 들어선 김기현 지도부에서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현재는 한 위원장과 함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비주류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들에게 노골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선거 경험이 없는 만큼 당무 전반에 경험이 많은 이 의원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집권여당 공천에서 대통령실과 '소통'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문제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철규 의원도 이날 '친윤 공천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우리당에 유리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일하는 게 목표지 왜 자꾸 그런 식으로 바라보나"라고 반박했다.
유일준 위원의 경우 21대 총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으로 활동한 공천 관리 유경험자이지만, 이번에는 윤 대통령과 가깝다고 보는 시선이 심사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도 없지 않다.
유 위원은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 윤 대통령, 한 위원장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지난 2022년 11월 한 위원장 팬카페에는 세 사람을 포함해 수사팀 구성원들이 함께 등산 후 촬영한 기념사진이 올라온 적도 있다.
이밖에 총선 출마 의향이 있는 현역 의원들의 공관위 합류를 놓고 '셀프 공천'을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이런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진화하고 나섰다.
특히 한 위원장은 '윤심 개입' 우려에 대해 "이 공천, 지금 당을 이끄는 것은 나"라면서 "공정한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 나는 딱 그 생각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관위원 모두가 불출마해야 한다는 말을 내가 한 적이 없다"면서 "공천 시스템은 룰이 정해져 있다"고 일축했다.
정 공관위원장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심이 개입할 여지는 없을 것이라며 '쿨한 공천관리'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당내에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주류도 예외는 아니다.
'대대적 공천 물갈이' 관측과 맞물리며 영남권, 중진들은 이미 일부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텃밭 출마 러시'에 공개적 반발이 제기됐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힘 있는 분의 반사이익을 누리려고 하는 데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라며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바로 불공정 공천에 대한 시빗거리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TK)의 한 초선 의원은 "영남권, 서울 강남 등 당세가 강한 지역구 의원들은 사실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당내에는 앞으로 공천 심사가 본격화하면 이런 우려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공천제도 개혁이나 인적 쇄신 측면에서 야당보다는 성과를 내야 중도 확장성을 이룰 수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자칫 도가 지나칠 경우 '공천 파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개혁공천'을 주도했던 윤여준 전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과감한 공천 개혁에는 엄청난 '파동'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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