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박서준 “日팬 떨어질까 걱정? 그런 마음으로 산 적 없다”[인터뷰①]
배우 박서준이 731부대를 소재로한 ‘경성크리처’에 출연하며 한류스타로서 일본팬들의 반응에 대한 걱정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마음(인기에 연연하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서준은 11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오설록 티하우스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에서 금옥당 대주 장태상을 연기한 소감을 들려줬다.
“내가 느낀 두려움은 ‘이 촬영이 얼마나 험날할까’란 것 뿐이었어요.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하죠. 제가 인기를 쫓아서 살아왔던 사람도 아니고 이 작품으로 인기를 어떻게 반등해볼까, 그런 마음 없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주변 분들은 걱정 했을 순 있겠지만 전 걱정하지 않았어요. ”
‘경성크리처’는 전쟁 포로들을 대상으로 비인간적인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생화학부대 ‘731 부대’라는 역사적 사실에 크리처(괴물)로 변모한 조선인들의 모습이라는 상상을 더해 비극적인 시대상을 전한다.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공개 4일차에 넷플릭스 세계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일본 넷플릭스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박서준은 일본에서의 높은 반응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어떤 예상을 했다기보다는 어떻게 볼까가 궁금했다”면서 “주변의 일본 친구들이 의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전달이 잘 된 것 같다. ‘경성크리처’가 아니더라도 한국 콘텐츠의 힘이 강해졌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경성크리처’ 방영 이후 역사 교육에 노출된 적 없는 일본 10대들 사이에서 ‘731부대’ 구글링이 급속도로 늘어났다는 얘기도 돌았다. 특히 박서준은 과거 방송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까지 번진 바 있어 ‘경성크리처’ 공개 후 몰아칠 후폭풍에 세간의 걱정이 쏠렸다.
“일본 팬 분들에게 제가 많이 사랑받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 작품 선택의 기준이 인기는 아니에요. ‘경성크리처’의 배경은 아프고 무거운 역사지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에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잊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경각심을 줄 수 있겠죠. 저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여러가지가 무게감에 대해선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제 작품 선택의 포인트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그게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낯선 시대극 도전, 특히 일제치하 시대를 배경으로한 작품 속에서 가장 의미있게 느꼈던 대사는 어떤 것이었을까.
“‘이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오’라는 대사였습니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이 독백 하나로 얘기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시대를 표현하고 있지만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무게감으로 얘기해야 할지 긴장이 많이 됐어요. 그게 가장 의미있고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이 세상에 태어난게 너무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 장태상과 윤채옥(한소희)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넷플릭스에서 시즌1이 방영 중이며 올해 2024년을 배경으로한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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