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도권 진입… “투자 새 역사”

이도형 2024. 1. 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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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

이날 SEC 승인 결정에 따라 앞서 상장을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일부터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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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현물 ETF 상장 승인
주식처럼 손쉬운 거래 가능
가상자산 투자 새 전환기 맞아
이창용 “비트코인, 투자자산 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만 가능했던 비트코인 거래가 주식처럼 손쉬운 거래가 가능해진 것으로, 비트코인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국내 투자자의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를 차단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위원회는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TP는 ETF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날 SEC 승인 결정에 따라 앞서 상장을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일부터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다. 상장 예정인 상품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아크인베스트먼트,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비트와이즈 애셋매니지먼트, 발키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등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앞서 법원은 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ETP 상장 및 거래를 불승인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했다”면서 “이런 상황과 승인처분에 대한 추가 논의를 바탕으로 비트코인 현물 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하는 게 지속 가능한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레이스케일은 앞서 2021년 자사가 운용하는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하겠다며 SEC에 상장 신청서를 냈으나, SEC는 2022년 6월 이를 반려한 바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8월 연방항소법원은 SEC에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결정했다.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에 시장은 출렁였다. 승인이 예측됐던 비트코인 가격 변동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더리움과 같은 다른 가상자산들은 추후 승인 기대감 등으로 크게 올랐다.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1일 오전 8시20분 4만7647달러(업비트 기준 65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4시 기준 4만5916달러(6314만원)로 24시간 전 대비 0.4% 상승에 그쳤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기준 24시간 전 대비 8.8% 오른 2586달러(35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대감 부푼 가상자산 시장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를 찾은 한 고객이 11일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오전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했다. 남정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비트코인 ETF 상장 승인과 관련해 “비트코인이 하나의 위험 자산,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면서도 “바람직한 투자 자산인지, 변동성과 내재적 가치에 대한 고민은 다시 한 번 해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처음에 비트코인이 도입됐을 때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이것이 화폐의 대체재가 될 것이냐는 논의를 했는데, 이제 그 논의는 마무리가 된 것 같다”며 “비트코인이 화폐의 대체재는 아니라는 것은 이제 우리가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변동 폭 등을 보면서 비트코인 ETF가 투자자산으로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고 안정성이 있는지를 시험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날 국내 증권사들에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 비트코인은 현행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아서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는 법에 명시된 상품 이외의 매매가 금지된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이도형·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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