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가 지킨 문화재…중앙박물관서 다시 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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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로부터 지켜야 한다며 외할아버지가 사재를 털어 구입하신 백자인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나니 뭉클하네요. 철없던 시절에 저기 있는 도자기로 소꿉놀이하다가 야단을 맞기도 했죠."
11일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을 찾은 노현 씨(63)는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병래 선생 같은 민간인이 건네준 유물을 기증관에서 전시해 왔는데 지난 2년간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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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로부터 지켜야 한다며 외할아버지가 사재를 털어 구입하신 백자인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나니 뭉클하네요. 철없던 시절에 저기 있는 도자기로 소꿉놀이하다가 야단을 맞기도 했죠.”
11일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을 찾은 노현 씨(63)는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노씨의 외할아버지 수정 박병래 선생(1903~1974)은 일제강점기 당시 수집한 백자 375점을 1974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병래 선생 같은 민간인이 건네준 유물을 기증관에서 전시해 왔는데 지난 2년간은 문을 닫았다.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기증관은 12일 재개관한다.
새 단장을 마친 이곳에는 박병래 선생을 비롯해 110여 명의 기증자가 남긴 작품 1671점이 전시된다. 2020년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세한도’와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기증한 ‘수월관음도’는 5월 5일까지 특별공개된다. 국보로 지정된 송성문 기증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제15’, 이근형 기증 ‘이항복필 천자문’(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유산도 여럿 볼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손기정 선생의 ‘그리스 청동 투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부상으로 주어졌지만 1986년에서야 국내에 반입됐다. 손기정 선생은 “투구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것”이라며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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