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없는 얼음축제'?…줄줄이 취소된 사연
이지현 기자 2024. 1. 11. 18:10
경북 안동에서 매년 겨울 열리던 '안동암산얼음축제'가 올해는 열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안동 암산유원지 인근 하천이 얼면 빙어 낚시와 썰매 끌기 대회 등이 열리던 축제였는데요.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축제를 진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안동시 관계자는 "얼음 두께가 25cm 정도 돼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날씨가 워낙 따뜻해 3cm 정도만 얼어 축제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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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암산유원지 인근 하천이 얼면 빙어 낚시와 썰매 끌기 대회 등이 열리던 축제였는데요.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축제를 진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안동시 관계자는 "얼음 두께가 25cm 정도 돼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올해는 날씨가 워낙 따뜻해 3cm 정도만 얼어 축제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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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빙어축제도 취소…얼음 대신 부교에서 낚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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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없는 얼음축제'는 안동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날씨가 추운 강원도는 겨울이면 각종 얼음 축제가 진행되는데요.
올해 날씨 때문에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이어져 온 강원도 인제 빙어축제도 올해 축제를 취소했습니다.
인제군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말 비가 많이 와서 소양강댐 상류 지역 수위가 높아져 행사장 부지가 잠겼다"면서 "거기에 날도 따뜻하고 수위가 높아 수온이 상승하다 보니 얼음 결빙이 안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25년 동안 축제를 진행하면서 날씨 때문에 차질이 생긴 건 최근의 일입니다. 지난 2015년 가뭄, 2016년 이상 고온 문제로 축제가 취소됐었는데요.
2020년에도 비가 많이 내려 얼음낚시를 진행하지 못했고 올해는 아예 축제를 취소하기에 이른 겁니다.
얼음 대신 부교 위에서 낚시를 하는 이곳은 홍천강 꽁꽁축제입니다.
축제는 이달 5일부터 열렸는데,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얼음낚시터 운영을 중단하고 부교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지금은 얼음낚시터가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안전을 고려해 얼음 두께에 따라 입장객 인원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부터 열린 평창 송어축제는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아 개막을 한 주 미루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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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이달 5일부터 열렸는데,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얼음낚시터 운영을 중단하고 부교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지금은 얼음낚시터가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안전을 고려해 얼음 두께에 따라 입장객 인원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부터 열린 평창 송어축제는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아 개막을 한 주 미루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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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축제→여름축제…날씨에 고민 많아진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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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날씨 때문에 행사에 차질을 빚는 일이 점점 잦아지자 지자체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더이상 날씨에 의존한 지역 축제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황.
인제군은 빙어축제 대신 날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여름축제를 매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제군문화재단 관계자는 "빙어축제는 얼음이 충분히 얼어 여건이 될 때만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신 이 행사 부지에서 캠핑 등을 하는 여름 축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생각하면 축제를 완전히 없앨 수 없으니, 형태를 바꿔 진행하는 겁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날씨 때문에 행사에 차질을 빚는 일이 점점 잦아지자 지자체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더이상 날씨에 의존한 지역 축제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황.
인제군은 빙어축제 대신 날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여름축제를 매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제군문화재단 관계자는 "빙어축제는 얼음이 충분히 얼어 여건이 될 때만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신 이 행사 부지에서 캠핑 등을 하는 여름 축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생각하면 축제를 완전히 없앨 수 없으니, 형태를 바꿔 진행하는 겁니다.
날씨에 맞춰 축제를 변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해 봄,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지자체들이 벚꽃 축제 일정을 미리 정해놨는데, 따뜻해진 날씨에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폈다가 모두 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송파구는 축제 명칭을 '호수 벚꽃축제'에서 '호수의 봄축제'로 바꿔 운영하기도 했죠.
매년 4월 1일 열리던 진해 군항제도 점점 개화 시기가 빨라지자 개최 시기를 앞당겨 3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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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지자체들이 벚꽃 축제 일정을 미리 정해놨는데, 따뜻해진 날씨에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폈다가 모두 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송파구는 축제 명칭을 '호수 벚꽃축제'에서 '호수의 봄축제'로 바꿔 운영하기도 했죠.
매년 4월 1일 열리던 진해 군항제도 점점 개화 시기가 빨라지자 개최 시기를 앞당겨 3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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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의존하는 축제는 존재 여부 불투명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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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한 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죠.
유독 더운 날씨에 각종 축제에 차질을 빚었는데요. 하지만 이번만 그러리란 법은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지구온난화의 과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는 날씨에 의존한 축제들은 변해야 할 거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옵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명예교수는 "이미 우리는 지구 온난화의 과정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점점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은 늘어나며, 봄은 빨라지고 가을은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교수는 "이제 날씨에 의존하는 축제들은 존재 여부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씨와 경험에 의존한 축제들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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