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미투 의혹’ 4년전엔 부적격, 이번엔 적격…당내 ‘자객 공천’ 논란

2020년 공관위, ‘미투 의혹’ 부적격
정봉주, 서울 강북을 출마 선언
비명 지역구 ‘자객 공천’ 논란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라고 칭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11일 공천 예비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나 꼼수’로 유명한 정 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미투 의혹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4년만에 부적격에서 적격으로 바뀐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친명 인사 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구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민주당은 홈페이지에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10차 안내를 게시했다. 해당 안내문에는 민주당은 국회의원 총선거 심사 통과자 89명·재보궐선거 심사 통과자 16명의 명단이 적혀있다.

민주당은 명단과 함께 “검증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음을 알려드린다”며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진행해 달라”고 게시했다.

지난 8일 서울 강북을에 출사표를 던진 정 원장도 심사 통과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 정 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독재와 맞서야 할 때 당대표와 맞서고,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 민주당 내부에 총질하는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 원장의 ‘부적격’ 사유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 원장은 지난 2018년 미투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을 보도했던 기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이 재판에서 정 원장 측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을 정 원장에게 부담하게 했다. 정 원장이 항소를 포기해 1심 재판 결과는 그대로 확정됐다.

당시 손배소 재판의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성지호)는 정 원장에 대한 무고 등 혐의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이것이 ‘(정 원장의)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성추행을 폭로한)의 진술이 “‘원고(정 원장)가 A를 호텔에서 그 의사에 반하여 포옹하고 입술이 닿았다’는 점에서 대체로 일관성이 있는바, A의 진술을 섣불리 거짓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정 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 지역구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으나 민주당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민주당 공관위는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를 우선하는 공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적격 판정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지었다.

정 원장은 출마 선언을 하던 지난 8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검증위 심사와 관련해서 “특별히 하자가 없어 부적격이 날 이유가 없다”며 “지금 당직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20년 부적격 판정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정무적 판단으로 컷오프가 됐다”고 했다.

한편 정 원장이 출마 지역구로 선택한 서울 강북을은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당내에서는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자객 공천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