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11번가 강제매각 돌입…中알리·韓큐텐 누가 인수할까

이준호 기자 2024. 1. 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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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가 대주주인 SK스퀘어의 콜옵션(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 포기로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FI)에 의해 강제매각 수순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11번가의 매각 희망가가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앞서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재참전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시 큐텐은 11번가의 기업가치를 1조원대 초반으로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각 금액이 낮아진 만큼 재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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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적 투자자, 최근 매각 주관사 선정…매각 진행
매각 희망가 5000억~6000억원대로 알려져
[서울=뉴시스]11번가 CI.2023.11.15.(사진=11번가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11번가가 대주주인 SK스퀘어의 콜옵션(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 포기로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FI)에 의해 강제매각 수순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11번가의 매각 희망가가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앞서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재참전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까지 모두 묶어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드래그얼롱을 통한 첫 매각 사례다. 매각 방식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로 진행된다.

현재 매각 주관사를 국내외 여러 기업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희망가가 5000억~6000억원대로 알려진 만큼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 2018년 당시 11번가의 기업가치 2조750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과 이에 따른 이자만 회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그룹, 큐텐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서도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을 인수하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큐텐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큐텐은 지난해 11번가의 지분 인수를 놓고 실사까지 진행하는 등 막판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SK스퀘어에 투자금 조달로 발생할 채무의 지급보증을 요구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큐텐은 11번가의 기업가치를 1조원대 초반으로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각 금액이 낮아진 만큼 재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한국 이커머스 시장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중국 알리바바그룹도 유력한 인수 후보군 가운데 하나다.

앞서 SK스퀘어는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으며 지분 18.18%를 넘겼다. 조건은 5년 내 상장이었다.

이에 11번가는 지난 2022년부터 상장을 준비하며 지난해 초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IPO(기업공개)를 잠정 중단했다.

증시 악화 및 이커머스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1번가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탓이다. 실제 2018년 투자 당시 11번가의 몸값은 2조7000억원대로 평가됐으나, 최근 1조원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SK스퀘어는 큐텐과 투자 협상을 진행했는데, 양사는 이견을 극복하지 못한 채 협상을 중단했다.

결국 SK스퀘어는 큐텐과 같은 신규 투자자를 유치해 투자금을 상환하거나, 콜옵션을 행사해 스스로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SK스퀘어의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콜옵션 행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이사회를 통해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에 의해 재매각될 위기에 넘어가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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