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증오의 양극정치 끝내자"… 24년 몸담은 민주당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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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2000년 민주당에 입당해 5선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맡았던 인물이지만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패했다.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국회 소통관에 등장한 이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탈당 배경과 신당의 비전 등을 두루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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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나무로는 조각 못해"
원칙과상식 통해 창당준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제안
이준석과 연대 가능성엔
"DJP연합보다 거리 밀접"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2000년 민주당에 입당해 5선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를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맡았던 인물이지만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패했다. 정치적 상징성을 갖춘 이 전 총리가 신당 창당의 길로 나섬에 따라 오는 4월 총선에 상당한 변수가 생긴 것이다.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국회 소통관에 등장한 이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탈당 배경과 신당의 비전 등을 두루 설명했다. 먼저 이른바 '이재명 사당화'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며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총리는 공자 말씀인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며 "극한의 진영 대결을 뛰어넘어 국가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 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며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의 의원 3인과 먼저 협력해 신당 작업에 착수할 뜻을 밝혔다.
회견을 마친 후 이 전 총리는 이준석 신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DJP 연합보다 훨씬 더 거리가 가깝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원래 대중정당에는 일정한 스펙트럼이 있게 마련"이라며 "양당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했고 반성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새로운 정치가 오히려 더 결실을 맺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신당의 총선 목표에 대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독점 구도를 깨트리는 데 의미 있는 정도의 의석, 되도록이면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며 "할 수 있는 한 지역구에 거의 다 후보를 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김구 선생이 애송하셨던 서산대사의 한시"라며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내가 걸어가는 발자국은 뒷사람의 길이 될 것이라는 대목"이라며 "새로운 길은 늘 외롭고 두렵다. 그러나 누군가는 가야 그것이 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소통관 입구에는 수십 명의 지지자가 모여 이 전 총리 이름을 연호했다.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그를 향해 "이 나라를 살릴 사람은 오로지 이낙연뿐" "우리 여니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의원을 비롯해 최성 전 고양시장, 최운열 전 의원 등 신당 세력이 함께 했다. 이 전 총리는 지지자들을 향해 "많은 증오와 저주의 말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동지 여러분은 그에 흔들리지 마시고, 우아함을 잃지 말고 새로운 길에 동행해달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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