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특별기고] 다가온 초연결 시대, 이제는 '신뢰'를 혁신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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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라는 주제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는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100주년을 맞는 특별한 행사이기도 했다.
CES 2024에서는 AI 중심의 기술을 소개한 삼성과 LG는 물론이고 처음으로 콘셉트카를 공개한 소니·혼다·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의 드론 배송과 인 홈(In Home) 배송까지 초연결이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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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24 ◆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라는 주제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는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100주년을 맞는 특별한 행사이기도 했다. CES의 중심에 있는 이 단체는 1924년 시카고에 있는 라디오 제조업체들이 특허분쟁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라디오제조사협회가 그 시초다.
단 1초 만에 수많은 정보가 손가락 하나로 퍼지는 요즘 세상에서 라디오는 레트로 영화에나 등장하지만, 1920년대에는 요즘의 인공지능(AI) 로봇이나 투명 TV 같은 기술에 비견할 만한 혁신 기술이었다. 2년 전 리메이크된 영화 '동감'에 나오는 것처럼 청자(聽者) 간 교신이나 대중을 정보와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이를 넘어 가전제품이 문화와 연결돼 변화를 일으키는 시작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디오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정보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CES가 2017년에 '연결성'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이끌어온 혁신의 근원은 결국 연결이라고 할 수 있다.
CES 2024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아보는 '연결'은 1920년대 라디오의 연결이나 2017년 CES가 표방했던 연결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사소한 인간의 습관이나 취향, 잠깐의 호기심마저도 AI나 기계로 연결되는 일상이 자연스러워졌다. CES 2024에서는 AI 중심의 기술을 소개한 삼성과 LG는 물론이고 처음으로 콘셉트카를 공개한 소니·혼다·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의 드론 배송과 인 홈(In Home) 배송까지 초연결이 화두였다. 스타트업 중심으로 이뤄진 유레카파크 역시 초연결을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기술이 전시됐다.
이러한 변화를 환영하는 것에 앞서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보안'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회에서 때때로 연결을 차단하는 보안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일상에 이를 대입하면 이해하기 쉽다. 우리가 정보를 얻기 위해 미디어를 선택할 때는 '신뢰할 수 있는' 매체를 떠올린다.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파트너 역시 믿을 수 있는 연구자의 손을 잡는다.
문제는 초연결 기술과 관련한 사고는 이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전산정보 체계 오작동으로 미국 전역에서 3시간 동안 이륙이 전면 중단되는 '그라운드 스톱' 사고가 발생한 것이 1년 전 일이다. 시스템 오류 하나가 사회를 멈추게 만든 것이다.
터치 한 번으로 전 세계 사람과 수많은 기계에 손쉽게 연결되는 기술은 경이로운 선물인 동시에 치명적인 위협일 수밖에 없다. 초연결 기술을 완성하는 것도, 우리가 꿈꾸는 초현실 사회를 진정 실현하는 것도 결국 인간 모두가 신뢰할 수 있고 안전을 확신할 수 있는 보안 기술의 혁신이다.
CES 2025에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를 밀접하게 연결하는 혁신과 더불어 급격하게 빨라지는 연결 속도와 더 넓어지는 연결 범위를 고려한 '신뢰'의 혁신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종규 포스텍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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